• 지난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는 마작에서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만, 거기서 말씀드린 방법은 한 "라운드", 그러니까 한 ""을 끝내는 방법이었지 한 "게임"을 끝내는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결판이 나지 않은 상태나 난 상태로 라운드가 끝나면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타임오버든 더블KO든 일단 한세트는 아직 안 끝났습니다
(The King of Fighters XIII, SNK PLAYMORE사 제작 및 배급.)

  • 라운드 종료

  한 국이 끝났다면 텐파이인 사람에게 축의금을 전달하거나(노텐 벌부라고 합니다), 이긴 사람에게 점수를 각각 전달하는 것으로 그 국을 완전히 마무리짓습니다. 그리고 나서 할 일은 무엇이냐고요? 무엇이긴요, 패를 다시 섞고 패산을 다시 쌓는 것이죠. 그런데 잠깐,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나를 빼놓고 얘기하려고?

  그렇습니다. 부모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기가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것이죠. 본장 표시 마크는 게임 진행 상황현재의 부모를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현재의 부모"도 곧 게임 진행 상황을 나타냅니다. 왜일까요?

  • 9회 말 공격

  하지만 마작의 국 구성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여러분들이 익히 알고 계실 축구와 야구를 먼저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야구에서는 9회의 "이닝"에 걸쳐서 양 팀이 각각 공수를 교대하면서 라운드가 바뀝니다. 편의상 "A"팀과 "B"팀의 경기라 하겠습니다.

 이닝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라운드

A공

B공

A공

B공

A공

B공

A공

B공

A공

B공

 (…)

  보시다시피, 9회(공간의 문제로 여기에는 5회까지만 나와 있지만)까지의 이닝에서 A가 공격권을 가지는 라운드와 B가 공격권을 가지는 라운드가 반복됨으로써 게임의 승부를 내게 됩니다. 이번에는 얼핏 보기에는 "라운드"와 "세트"로 나눌 수 없을 것 같은 축구를 봅시다.

 세트

본 경기

(연장전) 

 라운드

전반(A공)

후반(B공)

전반(A공)

후반(B공)

  이렇게 보면, 축구는 최대 두 개의 세트에서 A가 선공권을 가지는 상황과 B가 선공권을 가지는 라운드를 진행해서 게임의 승부를 내게 됩니다. 자, 그렇다면 마작은 어떨까요? 위의 표와 같은 형식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회전

 동장

남장

서장

북장

 

1국

2국

3국

4국

1국

2국

3국

4국

1국

2국

3국

4국

1국

2국

3국

4국

  회전은 "세트" 혹은 "이닝"에 대응하고, 은 라운드에 대응합니다. 공간의 문제로 위에서는 정식으로 적지 못했지만, X장의 Y국은 X Y국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동장의 3국은 "동 3국", 서장의 2국은 "서 2국"입니다. 또 국이 바뀔 때마다 선공권 즉 부모가 바뀌게 되는데, 마작에서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선공권을 바꿀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바뀝니다. 즉, 동 1국에서 부모였던 사람이 동 2국에서는 자기 아랫집에게 부모를 넘겨주게 됩니다. 이렇게 넘겨준 부모는 남 1국에서 다시 돌아오죠. 같은 원리로 동 3국에 부모를 했던 사람도 남 3국에 다시 부모를 하게 됩니다. 이 네 회전을 모두 수행하는 일장전에서는 기가의 윗집이 부모를 하게 되는 북 4국이 종료되면 모든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 연장전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일본 마작에서는 여러 가지 규칙들이 본토인 중국의 마작에 비해 달라졌기 때문에 한 가지 룰이 더 생기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연장전입니다. 물론 마작의 발원지는 중국이고, 중국에서는 부모가 자식에 비해 딱히 가지는 어드밴티지가 없기 때문에 부모가 이기든 지든 비기든 부모로서의 권리를 '연장'시켜줄 필요가 없었으니 국표마장이라면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부모든 자식이든 룰 앞에 평등합니다
(원 소재지 불명. 1차출처: 뒤질랜드의 은신처 : 법 앞의 평등이란 이상일 뿐이다

  하지만 리치 마작에서는 다릅니다. 리치 마작에서는 부모가 자식에 대해서 명백한 어드밴티지를 한 가지 가지는데, 그것은 바로 이겼을 때 받는 점수가 자식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이 패보는 자식이 완성하면 5200점짜리지만 부모가 완성하면 7700점짜리가 됩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 국표마장처럼 부모가 뭘 하든간에 그냥 부모가 아랫집에 넘어가버리면, 억울한 케이스가 생겨버립니다. 누구는 만들기 힘든 패를 만들어서 원래 받아야 할 32000점보다 많은 48000점을 가져간 채로 부모를 마감하는데, 자신은 고작 700점 받아야 할 것을 1000점 받는 선에서 부모가 끝난다니, 뭔가 불공평하죠.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롯데카드 배포. 나머지 저작권 관계는 불명)

  이런 부조리함을 막기 위해서 리치 마작에서는 연장전이라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조건을 만족하면 부모는 넘어가지 않고 패만 갈아서 그 국을 다시 이어 가는 것이죠. 이렇게 다시 이어갈 경우에는 얼마나 국을 더 끌었는지 알아야 하므로 "X Y국 Z본장" 형식으로 표기합니다. X는 회전(동, 남, 서, 북), Y는 현재 국(1, 2, 3, 4), 그리고 Z는 연장한 횟수입니다. 0본장, 즉 처음 그 국을 시작하는 경우는 표기하지 않고 "X Y국"으로 그대로 표기합니다. 예를 들어 남장에서 동 1국 때 남가였던 사람(매 3국에서 부모)이 부모인 채로 두 번째의 연장전을 하고 있다면 이것은 "남 3국 2본장"이 됩니다. 이 때 온라인 마작에서는 자동으로 표기해 주니 상관 없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본장수를 표기하기 위해 그 국의 부모가 그 만큼의 100점봉을 자기 앞에 꺼내놓아 본장수를 표시합니다.

  연장전은 당연히 부모가 "점수를 더 받아갈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 만들었으니 다음과 같은 상황에 발생합니다.

  • 부모가 이겼을 때.
  • 부모가 텐파이인 채로 유국이 되었을 때.
  • 이외에도 연장되는 경우가 있으나 지금은 설명하지 않음.
  반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당연히 연장전이 발생하지 않고, 본장 수는 0으로 돌리고 부모는 아랫집에 넘어갑니다.
  • 자식이 이겼을 때.
  • 부모가 대국의 진행을 방해할 정도로 중대한 반칙을 범했을 때.[각주:1]
  • 이외에도 연장 없이 부모가 넘어가는 경우가 있으나 지금은 설명하지 않음.

  그런데 조금 특이한 상황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부모가 노텐인 채로 유국일 때입니다. 이 경우에는 당연히 부모는 줬는데도 권리를 활용 못 한 셈이니,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이 부모는 일단 넘어갑니다. 하지만 특이한 것은 본장 수의 처리인데, 본장 수는 부모가 바뀌는데도 불구하고 하나 쌓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동 2국 1본장에서 부모가 노텐인 채로 유국되면, 동 3국 2본장이 되는 것이죠. 이는 비록 부모는 바뀌었지만 지난 국에서 결판을 내지 못했으니 이번 국은 지난 국의 완결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한 가지 상황은 자식이 중대한 반칙을 범했을 때입니다. 이 때는 연장도 발생하지 않지만 부모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즉 사실상 해당 국을 다시 시작하는 셈인 것입니다.

  • 너무 힘들어요 ;ㅅ;

  이렇게 연장전을 도입한것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연장전을 도입하고 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버립니다. 연장전이 있는 상태로 게임을 진행하니까 너무 게임이 루즈해진다는 것이 그것이죠. 연장전이 없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6국을 진행하면 게임이 끝납니다만, 연장전이 있다면 넷이 모여서 16국을 치게 될지, 20국 정도를 치게 될지, 심지어는 32국 정도를 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도대체 몇 국을 치고 끝날지는 모르지만, 원래 마작의 템포보다 훨씬 늘어지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렇게 돼버립니다
(출처: 6.2m 대왕 오징어 잡히다)

  그래서 리치 마작을 치는 사람들은 이렇게 동장부터 북장까지를 모두 뛰는 "일장전"은 거의 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리치 마작에서 게임 길이의 표준으로 채용한 것은 동 1국부터 남 4국까지를 , 즉 일전의 을 뛰는 "반장전"이라고도 부릅니다. (장과 장을 뛴다고 하여 동남전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보통 반장전을 하게 되면 숙련된 사람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미숙련자라도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면 한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이렇게 반장전을 치게 될 경우 "9회 말 공격" 장에서 썼던 표는...

회전

동장

남장

동 1국

동 2국

동 3국

동 4국

남 1국

남 2국

남 3국

남 4국

  ...위와 같이 변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성질이 급한 사람들도 있고, 또 시간이 애매할 때는 반장전을 제대로 치기가 참 난감하기 때문에 반장전에서 더 줄여서 동장전을 하기도 합니다. (짐작하시다시피 동 1국부터 동 4국까지의 동장만 칩니다.) 동풍전이라고도 하죠.

회전 

 (동장)

동 1국

동 2국

동 3국

동 4국


  극단적인 경우로는 동 1국에 결판을 내는 일국전이 있기는 합니다만 작룡문 Mobile 이외의 용례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 All Last

  그 대국의 마지막 국(일장전이라면 북 4국, 반장전이라면 남 4국, 동풍전이라면 동 4국)은 대국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특별히 "All last"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오라스"라고 합니다. 굳이 오라스를 다른 국과 구분해서 주의를 환기시키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단, 곧 있으면 게임이 끝난다는 사실 자체만도 구경꾼과 치는 사람 모두에게 주의 환기가 됩니다.
  • 보통 점수 계산이 귀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오라스에 들어가기 전에는 점수를 미리 계산해 놓습니다. 이는 아래 이유와도 직결됩니다.
  • 만일 오라스에서 부모가 1등인 채로 연장이 발생할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부모는 연장하는 대신 게임 종료를 선언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세 번째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부모가 1등이 아닌 채로 나서 게임을 종료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오라스가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연장이 발생해서 전부 마지막이라고 오라스라고 했는데 오라스 1본장, 오라스 2본장, 오라스 3본장... 하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도 없진 않습니다만.

  • 콜드 게임

  물론 세상 만사 다 뜻대로 되는 건 아닙니다. 이겨보려고 이겨보려고 아무리 발악을 해도 이기기는커녕 압도적인 열세로 경기를 마감하게 되는 경우가 다른 스포츠에도 있습니다. 야구에서는 이 경우 무한히 경기가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콜드 게임(called game)이라는 규정이 있습니다.(프로에는 없는 경우가 많지만 말입니다.)

도쿄의 참극.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한국 vs. 일본 대표팀 경기 중.)

  마작에서도 이와 비슷한 규정이 있습니다. 압도적인 기량의 차이나 엄청난 강운과 최악의 타패의 조합(예를 들면 누군가가 64000점짜리 패로 올라서 부모가 32000점을 내어줄 점수가 없다든지)이 이루어지면 점수를 지불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붓토비, 혹은 들통이라고 합니다.

  사실 앞에서 콜드 게임 운운을 했지만, 마작에서의 붓토비는 엄밀히 말하면 파산에 가깝습니다. 더 이상 점수를 지불할 수 없으니 그냥 게임을 끝내버린다는 것이죠. 어찌 보면 잔인하지만, 점수봉이 없는걸 어쩌겠습니까.

점수봉이 Broken
(원 출처 불명)

  • 서입

  동남전이라면 보통 상식적으로 서장은 들어가지 않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가끔 예외적으로 오라스에서 부모가 이기거나 텐파이하지 못했는데도 국이 끝나지 않고 그대로 서 1국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서입이라고 합니다. 이는 대국에서 넘어야 할 점수 허들로 "반환점"을 제시한 경우로, 예를 들어 시작 점수는 25000점이지만 반환점이 30000점이라면 오라스에서 1등이 30000점을 넘지 못했을 경우 그대로 서 1국에 들어가서 대국을 계속 진행합니다. 이 상태로 서 4국까지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만약 누군가가 어떤 방식으로든 30000점을 넘으면 그대로 게임을 종료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북장으로 들어가는 북입은 보통 하지 않습니다.

  • 요약 정리

지금까지 다루었던 내용들을 모두 요약하면 이렇게 됩니다.

  • 마작에서 하나의 대국(게임)은 여러 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국의 진행은 지난 시간에 다루었던 것과 같다.
  • 한 대국에서 네 국씩을 묶어서 진행 순서대로 동장, 남장, (서장, 북장)으로 호칭한다. 각 장의 각 국은 1국, 2국, 3국, 4국으로 호칭한다. 각 국을 부를 때는 장 이름과 국 이름을 합쳐 "남 3국"과 같은 식으로 부른다.
  • 국이 끝날 때마다 부모는 바뀐다. 예외적으로 부모가 텐파이인 채로 유국이거나 부모가 이기면 국은 연장된다. 연장 횟수는 국 이름 옆에 "X본장"을 붙여 구분한다. 예를 들어 2번 연장이 있었다면 "남 3국 2본장"과 같은 식이다.
  • 누군가가 이겨서 부모가 바뀐다면 본장 수는 초기화된다. 그렇지 않고 유국으로 부모가 바뀐다면 국 수와 본장 수가 같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동 2국에서 부모의 노텐으로 유국되면 동 3국 1본장이 된다.
  • 리치 마작의 게임 길이로는 주로 동장과 남장을 치는 반장전과 동장만을 치는 동풍전이 선호된다.
  • 그 대국의 원칙적인 마지막 국은 오라스라고 호칭한다. 이는 주의를 환기하기 위함이며, 또 오라스에서 부모가 연장할 조건을 만족시켰지만 1등일 경우 대국을 그대로 종료할 수 있다.
  • 만약 동남전에서 한 사람이라도 넘어야 할 점수인 반환점이 제시된 경우, 한 사람도 반환점을 넘지 못했다면 대국은 오라스를 넘어 서장에 들어가며, 이는 서입이라 한다. 서입하였을 경우 누군가가 반환점을 넘긴다면 그대로 대국은 종료된다.
  • 반대로 누군가에게 점수가 청구되었지만 그 점수를 지불할 수 없는 경우가 된 경우, 즉 그 점수를 지불하면 점수가 음수가 되는 경우는 들통 혹은 붓토비가 되어 대국이 조기 종료된다.

헥헥... 글로 써놓고 보니 많이 길군요.

  • 다음 시간에는

  점수가 늘지 않아 고민이십니까? 남이 자신의 대기패를 버려서 속이 쓰리십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제는 거기에 대한 해결책이 생길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판을 키우는 방법인 리치와 남의 패로 이기는 방법인 (론)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도 "리~치!"하고 외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咲-Saki- 중. 픽쳐 매직 제작, 코바야시 리츠 원작.)


  1. 물론 곳에 따라서는 부모가 중대한 반칙을 범해도 연장전이고 국 종료고 그냥 처음으로 돌리는 곳도 있으니 미리 이 부분의 룰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봅시다. 물어보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친이 쵼보하면 친 넘어가나요?"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필자가 쓴 것과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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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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