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설명하는 여학생을 보더니 문을 왈칵 열고 갑자기
"민서 너 또 여장이냐!"
쿠궁.
저건 분명 설명 듣는 학생들 심장 떨어지는 소리일 거다.
"뭐? 여장?"
"완전 예쁜 여학생 같던데?"
"여장이고 뭐고 설명회나 계속 합시다, 예?"
"여장을 즐기는 학생이 있다면 정신 상태가 해이하다고 봐야겠구만,"
이건 근휘 얘기다.
자기도 만만치 않은데 그 얘기 하는 것이 좀 거슬린다.
"어이, 특목고 간다면서 게임 하거나 팬픽소설 쓰는 놈처럼 막장인 놈 없어."
"푸, 지금 내 얘기 하는 거냐?"
그럼, 니 얘기지.
"너 솔직히 그렇잖아. 외고 간답시고 김희연이라는 사람은 애꿎게 불러놓고 물건짝 만들어 놨잖니."
"뭐? 물건짝? 내가 사랑 관련해서 위험에 빠뜨린 적은 있냐? 엉?"
저런, 물건짝이 사랑 얘기 할 때 그게 아니잖니.
"있냐고! 말을 해 봐!"
"물건짝은 그 뜻 아니거든? 내가 물건짝이라고 했다고 해서 그-물건짝을 상상하는 것 같은데, 아니야."
"그럼 뭔데!"
물건짝 하나 가지고 그렇게 화가 나냐?
"여기서 물건짝이란~ 공연히 이유도 없이 사람 불러놓고 정작 쓸모 있는 얘기는 안 할 때 상대는 물건짝이 되는 거지?"

어쨌거나 여장 논란 속에 설명회는 설명하려던 것도 다 끝마치지 못한 채 허무하게 끝나 버렸다.



그렇게 별 탈 없이 1주일이 지났다.
물론 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안명희 구속 소식에 요양 가셨던 국사 선생님도 다시 돌아오셨다.(덕분에 임시담임이셨던 기술 선생님에게서 혜택을 못 받아 애들이 아쉬워하긴 했다)
공부의 진도도 많이 나갔다.
우리 학생들도 잘 지냈다.
물론 잘 지낸다는 것은 잘 논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것을 방해할 위대한 그 존재,
바로 시험 시간표가 나와 버리고 말았다.

"자, 시험 시간표가 나왔다! 이제 너희도 공부 해야지? 물론 공포의 자습은 시작되었다는 것, 알지?"
반영 안 한다는 소문도 있던데 진짜 3학년 2학기에는 왜 시험이 있는 거야.
"나는 이미 이번 내신 그냥 망치기로 작정했어."
근휘는 또 왜 저러냐?
"왜? 내신 점수 잘 나오면 칭찬받고 좋잖아?"
"야, 일반계만 해도 3-2 내신은 별로 보지 않는다는 소문이 쫙쫙 퍼져 있고, 외고나 과학고 등등에서는 2학기의 '2'자도 안 볼 게 뻔한데, 내가 왜 2학기 내신을 신경써야 하지? 너도 그냥 2학기 내신은 챙기지 말지 그래."
저거는 분명 공부 잘 하는 사람이 쓰는 낚시 수법일 것이다.
지는 공부 잘 안 한다고 속여 놓고서는 공부를 엄청나게 버닝해서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한 그 수법에 웬만한 애들은 안 속던데.
아니, 진짜일라나? 거짓일라나? 에라 모르겠다.

세상이 어떻든 난 그냥 2학기 내신 공부 해야겠다.

집에 오면서 근휘는 과연 어떻게 하고 있나 문틈 사이로 들여다봤다.
"앗싸 드캔이다!"

...저거 연기야, 아니면 진짜 시험공부를 말아먹은 거야?
아, 저거 보니까 진짜 갈등 생긴다.
아냐, 연기일 거야.
잠깐, 연기면 어떻게 나를 쳐다보지도 않지?
가만, 연기가 더 완벽할건데.

갈등 생기기 전에 그냥 집에 가서 문제집 풀어야겠다.



사회는 어렵다.
사회책을 보는데 검은색은 종이요, 흰색은 바탕이라.
국사책도 이는 마찬가지다.
그럼 컬러는? 눈에는 하~나도 안 들어오는 사진이다.
세계화 개방화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조선에서 명성황후가 시해됬다. 대체 이게 역사적으로
뭘 의미한다는
'It's been a hard day's night, and I've been working like a dog...'
(해석 : 힘든 밤이었지, 개처럼 일했지
출처 : 비틀즈 "A hard day's night")
나만의 벨소리 좀 해봤더니 좀 촌스러운 느낌 드는 건가?
전화번호는 모르는 번호다.
유나한테 온 건가?
이상하다? 유나 꺼는 등록을 해 놨는데 왜 모르는 번호지?
"여보세요?"
"직장인 신용대출~! 무담보 무보증으로 빠르게 해드립니다~~"
열받아서 전화를 탁 끊어버렸다.

아 이런 젠장!

내가 직장인이냐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
아 저놈이 왜 공연히 남의 시험공부를 망쳐놓고 난리야?

저 망할 놈의 전화 때문에 이제 흑백의 구별조차 안 되고 있다.
심난해서 그나마 되던 공부도 진짜 안 된다.

그래서 그나마 암기과목 아니라 잘 되는 수학책을 펴들었다.

'It's been a hard day's'
아 젠장. 이번엔 또 누구야?
발신자 표시도 안 보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또 직장인 신용대출 어쩌고면 그 놈 모가지를 팍 꺾어버릴라.
물론 눈 앞에 있을 것을 전제로 했을 때.

"여보세요? 지금 가랑비 내려서 그런가 전화가 잘 안 터지네?"
잡음이 좀 끼긴 했지만 저건 분명히 유나 목소리다.
"어, 어, 유나야. 무슨 일 있어?"
"너 혹시 사회, 국사 공부 했어?"
오로치(주1)라도 되나 어떻게 남의 마음을 읽었지?
"어. 근데 눈에 하나도 안 들어오더라. 왜?"
"아, 시험 공부를 혹시 같이 할 수 있을까 해서. 나는 지금 국어를 잘 못 하겠거든."
국어라.
국어라면 내가 거의 마스터를 해 둔 과목일텐데.
"국어? 국어라면 나는 자신 있는데."
"그래? 잘됐다. 그러면 우리 한 번 같이 시험공부 해 보자."
"언제부터?"
설마 오늘부터라는 심각한 말은 아니겠지?
"내일부터. 시험이 코앞이잖아."
헉, 설마 한 달 정도를 코앞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추석도 끼고 말이지."
아 참 그렇지.
"어, 알았어. 시험공부 잘 하고, 내일 보자!"



주1(오로치라도 되나 어떻게 남의 마음을 읽었지?) : KOF '97에서 보스 '오로치'는 만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주장.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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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은 왜 점심시간이 1시 10분에 끝나지?
"애들아, 수업하러 가라!"

가정 시간에는 집에 대해서 배우는데, 이게 좀 짜증난다.
"그러니까, 이게 리빙-다이닝-키친이라는 건데, 주방과 식사실과 거실이 한 방으로 통합되어 있어서 공간 절약이 쉬워 중소규모 주택에서 많이 쓰는데 단점은 환기를......"
아 왜이리 졸려.
앞반은 가정선생님이 활기차게 수업하셔서 전혀 안 졸린다는데, 다른 애들도 모두 공감하는지 엎드려 자는 애가 태반이다.
"야! 주목! 지금이 5교시라 그렇지 니네가 4교시에 수업했으면 니네 하나도 안 잤을 거 아냐!"
교사라는 것이 원인분석을 그렇게 못하니 어쩌랴.
그냥 공감을 해 줘야지.

그렇게 5교시가 끝나고,
근휘는 또 한 번 라디오를 틀어 본다.
그런데 1:55라 아직 TPR을 할 때가 아니다.
"다음 뉴스입니다. 최근 서울시 송파구 XX동에서 고등학생 10명가량을 데리고 지나가던 행인을 폭행하려고 한 XX중학교 안모양이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 안모양은 중학생으로서 고등학생을 데리고 범죄 행각을 지금까지 수십 차례 벌여온 것으로......"
"만세!"
"이제 그 년 얼굴 볼 일 없겠다!"
그런데 갑자기 앞문을 열고 담임, 아니 아직 '임시' 담임선생님께서 들어오신다.
"얘들아, 종례하자!"
아차, 오늘은 5교시까지만 하는 날이었지.

그래서 근휘가 전화를 넣는다.
"근데 그쪽에서 전화 번호를 알려줬냐?"
"그러니까, 내가 전화번호를 공개했는데 그 번호로 그쪽이 걸었을테니 히스토리에 남아 있는 번호로 걸면 되지."
다 좋은데 어려운 말은 삼가 달라는 말이다.
"여보세요? 지금 끝났어요. 네? 왜 그렇게 일찍 끝나냐고요? 그거야 저희 학교 사정이죠. 알았어요. 빨리 와 주세요.
오는 데 시간 걸릴테니 우리 컴퓨터실이나 몰래 가..."
잠깐.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네가 근휘니?"
뒤에 서 있는 것은 잘 생긴 한 쌍의 커플이다.
"네, 희연누나."
그 중에 용무 있는 사람은 한 쪽인 듯하다.

도서실.
"이야, 반에서 2등이면 성적 좋네. 그런데 나를 부를 이유가 특별히 있니?"
"외고 합격-그러니까 가진 않았지만-의 비결과 전교생 중에 단 한명밖에 풀지 못했던 문제를 푼 비결을 알려주세요."
"전교생 중에 한 명? 그게 무슨 말이야?"
그 때 그 문제를 근휘는 아직도 꿰고 있다.
"그 문제? 중국사람이 쓴 책에 있길래 그대로 한 건데."
헛?
중국사람?
그거라면 설마 오타의 제왕이라고 사람들은 지적하지만 근휘는 꾸준히 하고 있는 '올림피아드 수학의 지름길' 아닌가?
그래서 물어봤다.
"그거 혹시 중국 사천대학 집필의 올림피아드 수학의 지름길 중급편에 나온 문제 아니에요?"
"어, 맞아. 어떻게 알았어?"
정확했다.
"중국사람이 한다길래, 그나저나 너도 그거 하지?"
이 틈을 타서 근휘한테 화살을 돌리는 데 성공!
"에, 난, 그러니까, 시켜서 하는 거고, 별로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니까,"
"근데 그런 걸 하는 애가 굳이 불러야 하나?"
근휘가 일순간 당황한듯.
"그래도, 그런 거 다 해도 외고는 못 가잖아."

대략 3분 뒤.
"유일고의 전설이라고들 하는데, 솔직히 상 몇 개 받은 거 가지고 전설이라고 그러기도 좀 그렇다."
저런, 그 상의 수위에 따라 다르지요.
"수올 같은 거 하면서 내신에 대한 강의 하기는 좀 그러네.
뭐, 일단 그래도 얘기를 좀 해 보지. 혹시 문제집을 정독해본 적이 좀 있니?"
순간, 모두 침묵.
"나는 수올을 하기 전에 문제집을 한 서너 번 정도 정독한 것 같네. 근데 하필이면 수올 기간이 내신하고 겹친 까닭에 공부를 좀 못 하긴 했지."
순간 침묵은 더 깊어진다.
"그것만이 방법이에요? 굳이 여기까지 오셔서 말씀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솔직히 저 말 뿐일까?
"두 번째, 아마 시험이 가까워지는 것 같은데, 꼭 필요한 거 아니면 아예 컴퓨터의 파워를 뽑아 버려라."
헉?
"프로필에서 웹디자이너가 꿈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요, 수올에다가 컴퓨터 파워를 끊는 건 대체 뭐지요?"
근휘가 역시 문제를 잘 짚는구만.
"아마 뭘 만드는 일은 논외로 쳐도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네, 네. 제 장래희망도 게임 프로그래머이고 하니까요."
"장래 희망이 좀 무섭네. 어쨌거나, 내가 바로 피해자야. 당해 보니까 만드는 일이라도 자기가 어떻게 만들까 하고 생각하다보면 한나절 금방 지나가."
근휘, 혼란상태에 빠져 있는 듯하다.
"정말이야. 게다가 뭘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게임, 인터넷 같은 걸로 시간 보내는 것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지지."

시계는 벌써 2시 50분.
대충 공부에 대한 얘기는 그걸로 끝난 듯하다.
"자, 그럼 개인적으로 혹시 나한테 할 질문사항 없어?"
내가 내놓을 결과는 당근, NO.
"아, 아뇨. 지, 지금 환인고 설명회를 가 봐야 할 것 같아서요. 그러면, 안녕히 가세요."
"환인고? 잠깐, 거기라면 우리 유일고에서 조민서라는 남자애가 전학갔다는..."
"네?"
"아, 아냐. 잘 가."

"야, 빨랑 뛰자! 지금 5분 남았어!"
"알았어!"
그리고 우리는 총알같이 달려나가고 있었다.

"헉, 헉, 헉,"
드디어 시청각실에 당도했다.
그런데, 앞에서 얘기하는 것은 예쁜 여학생이었다.
발랄하게 인사를 하고서는 얘기를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환인고등학교에서 홍보차 나온 조민서라고 해요."
조민서?
남자하고 이름이 겹치는 여자가 있다?!
"일대에 소문이 퍼져 있다시피, 저희는 정보화 선도 고등학교로서 유명하죠. 인문계 고등학교 중에서 C++나 닷넷 같은 꿈을 키울 수 있는 곳은 아마 우리밖에 없을 거에요."
"야, 저 얘기 하니까 갑자기 땡기는데?"
"이쁜 여선배님도 계시겠다, 원서 한 번 저기다가 내 볼래?"
장난 좀 쳤더니,
"야, 그래 봤자 고등학교에서 1년 차이면 하늘과 땅일텐데 뭐."
"하늘과 땅? 중학교 들어올 때도 그런 생각 했었는데 전혀 아니던데?"
우리가 그러건 말건 설명은 계속된다.
"에, 그러니까, 일단 우리 학교에는 성적 우수자 혹은 프로그래머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기숙사가 있어요."

주저리주저리 설명은 계속된다.
그런데 누군가가 여유 있게 걸어와서 문을 살짝 열고 빼꼼히 들여다보는데,
어째 느낌이 좀 불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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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르퓨이아
"어, 진짜 외워 왔네? 근휘, 설마 그렇게까지 외우지는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잘 했네. 약속대로 가산점 줄께, 하지만, 이 다음부터는 단순히 듣고 따라하는 것일 거니까 가산점 안 줘."
놀랍다.
그 한 줄 가지고 설마 가산점을 진짜 주실 줄이야.
"감사합니다."
다음은 내 차례다.
"하지메마싯테. 와타시와 이상욱데스. 도-죠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막힘 없이 아주 잘 했네. 다음."

그렇게 해서 파란만장하게(?) 남자들의 수행평가가 끝났다.

다음은 여학생들이 수행평가를 볼 차례.
다른 애들이 하는 것은 눈에 밟히지도 않는다.
유나가 어제는 일어 수행 어렵다고 그렇게 푸념하던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에에, 하지메마싯테, 와타시와 성유나데스."
여기까지는 잘 해냈다.
그런데, 걔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어렵잖게 눈치챌 수 있었다.

어제 아침에 내가 어찌어찌 가르쳤던 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다.

"까먹었어?"

몇 초가 지났을까.
"선생님, 죄송합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자리에 앉는다.

쉬는 시간이 되었다.
걱정이 되어서 한번 물어봤다.
"괜찮아?"
대답 없이 아직도 울고 있다.


점심 시간이 되자, 그제서야 쉬는 시간에 우는 것을 그친 것 같다.

"괜찮아, 일본어 잘 한다고 밥 벌어먹거나 내신에 크게 영향 받는 건 아니잖아."
이런 소리를 몇 번이나 하니까 간신히 울음을 그치는 것 같다.
그런데, 아직 요양가 계신 담임 선생님을 대신하는 부담임 선생님의 한 마디가 애들을 경악시켰다.
"얘들아! 컴퓨터실 가자!"
엥?
컴퓨터실?
설마 컴퓨터를 시켜주시려는 건가?
아니겠지?

그런데 예상 외의 결과가 나왔다.
진짜 시켜주신 거다.
"얘들아, 각자 1명씩 이거 나르고 여기서 자유 시간을 가지는 거다!"
애들 입이 얼어붙는다.

잠시 후.
"와아아아!"
아까는 너무 황당해서 얼어붙은 거였다.
도서실 리모델링 때문에 무거운 짐을 날라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동기부여가 없으면 불가능하리라.

그러나, 나조차도 그런 보상이 전혀 무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끄응!"
"이거 왜 이리 무거워!"
"이 안에 무슨 드럼통이라도 들었나!"
애들이 컴퓨터를 보수로 나르고 있는 것은 바로 상자 한 개씩이다.
그런데 그 상자 속에는 엄청난 양의 책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애들이란 컴퓨터라는 사탕이 주어지면 곧 잊는 법이라.
"와,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런데 아까부터 근휘가 하는 행동이 어째 이상하다.
걔가 컴퓨터실에 들어오면 항상 주위는 시끄러운 총소리 같은 것이 들리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안 그렇다.
그래서 한 번 걔가 뭘 하는지 보기로 했다.

잠깐! 네이트온을 하고 있잖아?
게다가 대화 상대는
'김희연'?!

대화를 옮겨 보자면 다음과 같다.
'희연누나,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그게 뭔데?'
'공부 더 잘 하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대화 상대는 잠시 말이 없는 듯하다.
"내가 못 할 말을 했나?"
"그런가보지 뭐. 그냥 꺼라."
그런데 마우스 포인터가 X표로 가려고 하는 순간,
'너는 어디 사는 누구니?'
'서울시 송파구에 사는 오근휘라고 해요.'
'학교는 어디 다녀?'
'문정중학교요.'

그리고 잠시 뒤.
'그냥 나들이 삼아 거기에 직접 찾아가 볼께.'
뭐시라고요?
문정중으로 찾아온다?!
'그리고 덤으로 호진이도 아마 같이 올거야.'
이거 어째 전개가 위험해지는데.
그 때.
"학생 여러분께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오늘 환인고등학교에서 학교 설명회가 있을 예정이니 관심 있는 학생은 방과 후 3시까지 시청각실로 와서 참석해 주십시오."
환인고가 뭐지?
"환인고가 뭐하는 데야?"
근휘가 먼저 말로 그런 생각을 표출한다.
"글쎄, 정보화 선도 고등학교라도 되나? 웬만한 인문계는 우리 학교로 홍보 오는 일은 없는데?"

그리고 점심 시간.
근휘한테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네? 왔다고요? 어디로요? 도서실이요? 알겠습니다."
"야, 왔대?"
"지금은 아직 방과 후가 아니라 곤란하고, 만약에 학교 끝나면 알려달래."
"그런데 설마 그 '세미나' 이름이라도 정했냐?"
"어. '유일고의 전설 김희연의 공부 비법 강의' 정도로 할까?"
저런 식으로 하니까 갈등되네.
환인고 설명회를 가 볼까, 아니면 김희연이라는 사람한테 한번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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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르퓨이아
그렇게 몇 곡 더 틀고 나니 라디앳이 끝났다.

그리고 또 나른한 아침의 시작이다.
'때래래래래래래래랭'
저 놈의 알람시계 아니었으면 나는 지각처리 될 뻔했다.

하루 쉬고 나서 학교를 나오면 꼭 나른한 법이다.
그런데
엇?

등교길에 유나가 보인다?

이거 점점 전개가 위험해지는데?
물론 내가 오늘은 과다하게 일찍 나온 탓이 있지만 등교길에 유나를 보기는 처음이다.
"유나는 어제 잘 잤어?"
"잘 자기는, 쩝, 쩌렁쩌렁한 알람 시계 소리 듣고 깼지. 넌 잘 잤어?"
뭐, 저렇게 말하니 갑자기 솔직히 말할 엄두가 안 난다.
"어, 난, 그냥 저냥."

학교에서는 지겹게도 만나는 애삼군께서 계신다.
"잘 잤어?"
"으으어어어어엉......"
저 녀석, 설마 노는 날이라고 컴퓨터만 2시까지 퍼 하다가 잔 거 아닌가?
"어제 밤에 뭘 했길래 그러냐? 던파? 일레븐? 그것도 아니면 소설 쓰셨냐?"
"아함, 졸려..."
그리고 털썩 쓰러진다.
초록색 럼주라도 드셨나보다.(주1)
잠깐! 저, 저, 저거 김혜원이 트레이드마크 대사 아냐! 게다가 걔는 공부하다가 그러지, 쟤는 게임하다 그런 거 아냐!

그러나 진짜 일은 1교시에 시작되었다.
그 이름 찬양한, 국어시간!

졸려 죽을 맛이던 근휘는 결국 수업 시작한 것을 모르고 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선생님께서는 그 사실을 모르신다.
혜원이가 자는데 안 들킨 것도 있지만.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
"으으엉어엉, 위스키, 이 종이쪽을, 어, 뭐야, 여기까지 문을 열고 들어오다니! 안돼! 독일군이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이 녀석이 이걸 '외치지'는 않았다는 것이랄까?
하지만 운 없게도 이 소리가 국어 선생님께 걸려들었다.
"니가 무슨 2차 대전의 연합군이냐?"
'퍼억!'
"아야!"
"하하하하하"

그 일로 인하여 걔는 완전히 잠이 깬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딩-동-댕-동-'
고통 속의(?) 국어 시간이 지나갔다.
"어이, 루핀군(주2), 어젯밤에 한 것이 코만도스였냐? 꿈에도 나올 정도로 열심히 하셨네, 뭐."
"엥? 내가 그랬어? 내가 막 위스키네 뭐네 그런 소리 했냐?"
저런, 프로이트께서 말씀하신 사람은 자기 꿈을 모른다는 것이 완전 사실이구만.
"아-주 잘 하시더구만. 심지어 다가오는 국어 선생님을 독일군으로 착각하더라."
"헉! 내가 그런 짓을! 어쩐지 내가 자는데 회초리가 아니라 주먹으로 맞았나 싶었지."
"가서 사과하든가 맘대로 해. 네가 잘 하는 짓이잖아?"

"그냥 안 할래."
"왜?"
"다음에 더 잘 하면 되잖아."
저런, 혜원냥이 보는 데서 그 말이 나옵니까? 라고 하려던 찰나,
곤히 자고 있는 혜원이를 발견.

다음 시간은, 단지 수행 평가가 있기 때문에 무서운 일본어 시간이다.

"야! 3학년 9반! 니네 개학하자마자 첫 시간인데 기본적인 예의도 못 지켜?"
맨날 저런 식이다.
처벌을 별로 크게 하시지 않으시고, 젊으신 분이라 애들이 빽이 있는 건지 뭔지 하여간 막 떠들고 그런다.
게다가 어렸을 적에 일본에서 귀화하신 분이라는데, 오늘은 제대로 건드린 것 같다.
"반장, 잠깐 애들 좀 정리시키고 있어봐."
그리고 잠깐 내려가셨다가 다시 오시는데,
손에 들린 저거는 6학년 때 한 번 매로 쓰이는 것을 본 적 있는 손에 맞으면 제대로 아픈 막대기다!
"김XX, 박XX, 서XX, 허XX 나와."
웬만하면 저만한 매를 쓰시는 일이 없으신 분인데 제대로 폭발하셨나보다.

"니네는 원래 사람이 그런 거야? 말을 해 봐! 입이 붙었어?"
일어 선생님께서 한바탕 하시고 나서 아직도 잔뜩 열받으셨는지 이렇게 추궁하신다.
보통 때는 남선생님이 무서우신데, 잔뜩 폭발하면 여선생님들이 100배는 더 무서우시다는 얘기가 사실로 드러났다.
"어쨌든, 너희들 수행평가를 넘어갈 수는 없지? 니네는 아예 나가고!"
'나가' 소리가 저 선생님에게서 들리기는 처음이다.
결국 김, 박, 서, 허모군은 수행평가 0점 처리가 되었다.

"에에, 하지메, 뭐시더라? 와타시노"
"'노'는 '~의'지? 이름 명자를 일어로 어떻게 읽는지 혹시 알고 있니?"
헛, 공부 못 하는 안 모군이 일어 수행 때 와타시와를 와타시노로 바꿔버리는 실수를 하고 있다.
"아니면 제대로 못 외운 건가?"
"선생님, 죄송합니다."
"그래, 알았어. 용기가 가상하니까 반점은 준다. 다음!"
반점 받고 좋아라 하고 자리로 들어가는 안모군이었다.

그 다음은 근휘 차례.
"어, 그러니까,"
"일어 수행평간데 우리말 쓰는 거 아니지?"
"하지메마싯테, 와타시와 오근휘 데스."
저기서 잠깐 멈추나 싶더니 아니다.

쟤는 결국 외운 지식을 써먹고야 만다.

"와타시노 아다나와 아-시(애쉬)데스. 도-죠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주1(초록색 럼주) : 코만도스 2에서는 마취제를 탄 럼주는 색깔이 초록색으로 변한다.

주2(루핀) : 코만도스 2의 캐릭터 '도둑'의 코드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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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르퓨이아

Bamboo 샀음.

2007/09/15 18:22

근데 이 놈이 자유 인식을 제대로 못 함.

그래서 원고지 모드에서 땀 흘리며 쓰지요.

내 필체가 정자가 되는 그 날까지.

고통은 계속됨.

Posted by 하르퓨이아


운이 좋게도 베이스가 아니라 접점으로 막고 들어갔다.
"불타랏!"
'파칫'
'쿠화아아아아'
전기 충격기가 그렇게 세었나?
한 방에 내가 막은 각목에 불이 붙는다.
"부, 불이얏!"
"뭐야? 불?! 어떻게!"
"그러게, 니네들은 나를 따라잡을 수 없어!"
"이게 진짜!"
길을 아주 빠르게 가로질러서 택시를 급히 잡는다.
"택시! 택시!"
헉, 저 놈들이 따라올 대로 따라오고 있다!
다행히 택시가 좀 빨랐다.
"어디로 갈까요?"
"OO아파트로 지금 빨리요! 두배로 낼테니!"
"뭔가 급한 사정이 있으신 것 같구만."
급기야 택시 기사까지 사정을 보고야 말았다.
"알았으니까 빨리요!"
택시는 유유히 출발한다.

"뭔가 무서운 비밀이 있어도 말해 봐. 저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후우, 뭔가 숨길 성질의 것도 아니고, 알려 줘야지 뭐.
"안명희네하고 한 판 붙었어."
"붙었다고?"
"어. 전에 한 판 붙은 적 있었어. 오락실 갔다가 조폭들 만난 거 기억 나지? 그게 바로 안명희네였던 거야."
그런데 이 이후는 말하기가 좀 그렇다.
"사실, 내가 이런 면모를 보이기 싫어서 너를 빨리 가라고 했던 거야. 내가 어쩌다가 그렇게 묵사발을 냈는데, 그래서 경찰에서 조사도 받았었어."
잠깐! 이 얘기를 왜 하는 거지?

내 집 근처에 도착할 때까지 유나는 말이 없다.
"저, 저기, 이런 내 모습에 실망했다면, 미안해."
하지만 그 후 말을 할 때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괜찮아. 나는 오히려 안명희가 저런 깡패를 데리고 다닌다는 데 놀랐을 뿐이야. 그나저나 저런 놈들을 싸워서 이기다니, 히야~! 다시 봐야겠네~?"
헛, 왜 또 부담모드인 겝니까.

그렇게 집에 가서 유나 블로그를 열어 보았다.
헛? 라디앳 태그에 새 글이 올라왔다.
"Radi@ Akiha-게임 OST 특집!"
뭐시라고요? 게임 OST 특집?

사연 올림 글이 뭔가 달랐나?

그래서 태그에서 하나 더 찾아봤다.

"사연 받습니다-게임 OST 특집 대비"

내용을 한 번 볼까?

"다음 라디앳은 게임 OST만 특별히 재생해 보려고 합니다.
솔직히 여러 부모님께서 게임 음악은 진짜 음악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별로 수긍이 안 갑니다.
요새는 명곡을 게임에 채용하는 경우도 있고, 게임 음악이라고 특별히 안 좋은 경우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게임 OST들을 신청 받습니다."
게임 OST 신청 받는다니까 별 게 다 들어온다.
뭐 03 아델의 배경음악을 깔아달라는 사람도 있고, 장난이겠지만 미트스핀을 틀어달라는 놈도 있다(누군지는 알아서 생각해보자)
누군가는 또 사연은 하나도 안 올리고 짤막하게 이렇게 썼다.

"Inner Shade(KOF00 베니팀) 틀어주세요.
OST랑 AST 중에 좋은 걸로 틀어주세요."
그러니까 유나 왈
"Inner Shade라, 곡 이름이 그런 것이었나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제가 언젠가 틀어 보리라고 생각은 했는데, 기성블로거가 무서워서 못 해봤죠.
오프닝에 OST를 틀어드리겠습니다."

헉...
무려 오프닝이다.

어쨌든 라디오 글에서 음악을 틀어 봤다.

※ KOF00을 모르시는 분들, 혹은 다시 들어 보시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Inner Shade의 OST 버전을 맨 위에 수록하였습니다. AST버전은 이 줄 밑에 수록합니다.



"안녕하세요? 토노 아키하의 Radi@ Akiha입니다!
아니, 이제는 실명으로 바꾼 프로필대로 성유나라고도 소개하는 데 익숙해져야 할텐데 자꾸 이 멘트가 입에 붙네요."
헛?
프로필이 바뀌었다고요?
그래서 잠깐 프로필사진 있는 쪽을 보니까 실물 사진으로 바뀌었다.
'아키하의 블로그'는 부제 자리로 내려갔고, 블로그 대문의 제목은 '유나네 놀이터'로 바뀌었다.
이걸 왜 보면서도 몰랐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결국은 고백을 했습니다. 그 사람이 고백으로 받아들였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그렇게 받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제가 좀 적극적으로 가니까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하네요.
이러니까 같기도 틀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신곡이라 좀, 곤란하네요."
맞다, 신곡 틀면 저작권법에 걸리지?

"네, 사연이 있는데요, 애쉬군님이 올려주셨습니다."
서, 설마! OST 시간인데 미트스핀을!
"결국 옆에서 염장 광경을 보고 말았군요. 그래서 마음이 복잡합니다. You spin me right round 좀 틀어 주세요.
아니됩니다, 아니돼요.
제가 굳이 이걸 읽어드린 이유는 딱 한가지!
유 스핀 미는 금.지.곡 이라고요! 아시겠죠?"
하하, 해삼아, 정통으로 카운터 맞으니까 기분이 어떠니?

"다음 사연입니다. Freestyle님이 올려주셨는데요,
게임 음악은 아주 시끄럽고 그런 것만 있다고 하는데 그런 편견을 깨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쇼팽의 혁명의 에튀드 틀어주세요.
쇼팽의 혁명의 에튀드라고요? 그것은 클래식 아닌가요?
아, 추신이 달려 있군요. 추신, KOF 03에서 아델하이트의 OST에 쓰인 곡입니다. 하지만 OST로 트는 것은 좀 자제해 주세요.
넵, 말씀대로 합지요. 쇼팽의 혁명의 에튀드, 지금 갑니다."

쇼팽의 혁명의 에튀드를 그래서 들었다.

"다음 사연입니다. 김베레님이 올려주셨는데요,
Company Of Heroes 타이틀 곡 좀 틀어주세요. 코만도스 타이틀 곡 구하려고 했는데 그게 없네요.
음악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Company Of Heroes 메인 메뉴 곡, 지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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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르퓨이아
"와타시노 아다나와 아-시 데스."
근휘는 일어나서 이런 말을 되뇌고 있다.
"어이, 잘 잤어?"
"오오, 유나가 어제 너한테 뽀뽀까지 하더라."
헉, 이런! 선물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었나?
"그나저나 큰일이다. 내일이 일어 수행인데 깜-빡 잊고 있었다."
"왜? '하지메마싯테, 와타시와 [이름]데스, 도-죠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정신 좀 차려라. 나 그 때 떠들다가 수행 깎였거든? 만회하려면 쓸만한 표현 하나 외워서 써야 가산점을 탄다는데, 자꾸 헷갈린다."
"대체 뭐길래?"
어이구, 자네, 잘난척 하시려고 하는 게 아니라?
"별명 말하는 거지. '와타시노 아다나와 아-시 데스.' 애쉬는 일본어로 발음이 안 되잖아."
"이미 외운 눈친데?"
"자꾸 까먹는다니깐. 마치 리-코더와 같은 원리로 말이야."
저 녀석, 리코더 수행을 말아먹지도 않았는데 왜 그러는 거냐?
"하지메마싯테. 와타시와 오 근 휘데스. 와타시노 아다나와 아-시 데스. 도-죠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아-흠. 잘 잤어...?"
유나는 이제서야 일어난다.

어쨌거나, 기억을 더듬어 일본어를 말 해 본다.
"하지메마싯테, 와타시와 이 상 욱데스. 도-죠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일어 시험이 내일이었어?"
"어. 왜?"
"헉, 큰일났다!"
유나가 자기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일본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알려줄께. 하지메마싯테, 와타시와 [이름]데스. 도-죠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으아아아! 미치겠네. 들어도 안 외워져... 으엥......"
유나 저러는 모습은 또 처음 본다.
"이봐, 괜찮아?"
"괜찮긴 뭐가 괜찮아, 전학 온 지 한 주만에 망신 당하게 생겼는데, 흑흑......"

그렇게 설득하고, 가르쳐주고 하기를 1시간이 지났나?
그러고 보니 남의 집에서 이 꼴이 무엇인가.
부모님께서 멀리 해외출장 가셨다지만.
화요일에 국제전화를 통해서 들어 보니, 월요일부터 출장 가셔서 다음 달 쯤에야 돌아오신다고 한다.
혹시 이러다 우리 집이 폐인의 집이 되는 것은 아닌가?

어쨌거나,
1달 간의 자유시간이 있는지라 근휘네도 놀러 가는 것이지.

"하지메마싯테, 와타시와 성유나데스. 도-죠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알겠어?"
"아, 이제 외우겠다. 잠깐만. 하지메마싯테, 와타시와 성유나데스. 근데 도-죠는 꼭 붙여야 돼?"
"몰라, 한 번 붙여 봐. 나쁠 건 없어."
"하지메마싯테, 와타시와 성유나데스. 도-죠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야, 됐다!"

그런데 근휘가 안색이 심상치 않다.
"어이, 혹시 까먹었다면 여기는 우리 집이란다. 이제 부모님 깨실 시간이거든? 이 틈을 이용해서 빨리 가, 가!"
"뭐? 벌써?"
아침 9시밖에 안 됐고 재량 휴업일인데?
"빨리 가! '연애질 하는 커플' 있으면 부모님께서 심기가 불편해지신다고."
"어, 그러면 그러지 뭐."
어차피 옆집이고 어제도 컴 사양 딸려서 온 것은 아니니까.

"잘 가, 염장커플!"
"잘 있..."
잠깐.
염장커플?
벌써 우리가 그 수준이라고?

...후우.

같이 나오면서도 과연 '염장커플'인지 의심이 간다.

"이제 어떻게 하지?"
내가 의아해져서 물었다.
"글쎄, 이제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이니 어딜 같이 가긴 해야 하는데에에~"
아, 벌써 티가 난다, 티가 나.

"글쎄, 공원에나 한번 나가 볼까?"
"그래, 좋아!"
이런.
0.1초도 안 걸려서 대답이 나온다.
유나양, 내가 지금 위험인물이라는 것은 계산에 넣지도 않았나?

만일을 대비해 바지에 전기충격기가 단단히 묶여 있는지 확인한다.



"이야, 다 왔네."
힘들게 걸어서 오금공원까지 왔다.
"히야, 날씨 좋다~!"
이보세요. 지금 이게 누구 대사 따라한 것인지 알기나 합니까.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는 그 때.
"분위기 있는 곳에 앉으니까, 마치 너만 빼고 모든 것을 잊고 있을 수 있는 것 같아."
"그...그러게."
난 엄밀히 말하자면, 모든 것을 잊고 있을 수가 없는 입장이다.
여기에서도 습격을 당할 지 누가 아는가.
"그럼 우리 이제 갈까?"
"그래."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야 이 자식아, 우릴 팼으면 그 대가를 받아야지 이 XX야?"

결국 여기서 만나고 말았다.

그 때 생각난 것은,
바지에 묶어 놓은 전기 충격기!

'촤락'
"경고한다. 내 앞길을 막지 마라."
"상욱아, 쟤네 뭐야?"
"'상욱아, 쟤네 뭐야'? 하하하하하하!"
"두 번째 경고다. 비켜라."
근데, 이거 다른 상황에 썼다면 웃겼을 수도 있는데.
"풉! 니가 경고 해봤자 물러가야 할 것은 니야 이 XX야!"
그러고 보니 저번엔 10명이었는데 이번에는 규모가 워낙 커 길을 다 막았다.
'저걸 다 잡으려면 전기 충격기가 몇 번 움직여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각목이 날아온다.
"그래, 한 번 불장난이나 해 볼까?"
그 말을 하는 순간 나는 전기충격기로 각목을 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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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르퓨이아
* 이번 작은 좀 부실하군요. 그래도 좀 양해 바랍니다.

"아니, 아무리 격겜에 그렇게 매니악해도 그렇지, 데페는 좀 심했다."
그러면서 나한테 귀엣말로 하는 말이
"내 인커밍 폴더 열어보려고 하면 그냥 냅둬. 간섭하지 말고."
"아니 왜?"
"난 깨끗하거든."
절언, 깨끗하다는 얘기는 물론 불법을 안 한다는 얘기가 아닐 터.

그 참에 던파를 한 번 꺼 보자.
인커밍 폴더부터 즉시 열어 봤다.
"히야, 굉장하구만."
Commandos 2
Fedora Core 7(리눅스)
Windows Vista 설치용 DVD(주1)
Ubuntu 7버전
Garry's mod FREE movie - War of the servers

"이 매니악한 자식아."
물론 내 얘기는 아니지만 인커밍 폴더 = 야동 이라고 등식이 성립된 것과는 달리 이 녀석은 인커밍 폴더 = 매니악 이라고 등식이 성립된 거구나.
"이런 것을 다 어디서 구했냐? 바이러스는 없디?"
"바이러스가 있겠냐?"
바이러스 있는 자료가 있다.
저것이 당나귀 계열의 큰 단점이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뭐 아주 잘 돌아가는 PS3 에뮬 같이 현실성 없는 자료를 찾는 경우 제외) 바이러스가 없는 자료를 구할 수 있다는게 장점 아닌 장점.

"던파도 니가 껐고, 컴 두 대는 부모님 방에 있으니 어찌할까?"
"일레븐 켜봐, 한번 검증 들어가야겠다."
"일레븐? PC밖에 없는데 웬 일레븐?"
유나씨께서는 그 이름, PCSX2(라고 쓰고 플투에뮬 이라고 읽는다)를 모르시는구만.
"에...... 그런 게 있어."
근휘가 그냥 얼버무린다.

잠시 후.
갑자기 챌린지 40번을 깨겠다면서 달려드는 근휘.
그 챌린지 40번은 기스 하워드를 쓸 수 있게 하기에 근휘한텐 중요하다.
내용은 기스의 반격기만으로 달겨드는 테리를 99카운트 내에 KO시켜라.
하지만, 잘 될 리가 없다.
키보드로 PCSX2에서 반바퀴 입력하는 것이 너무 어려운지라, 기스의 상단 반격기 →↘↓↙←B를 제대로 입력할 리가 없다.
심지어는 강번너클도 제대로 못 막는다.
"좀 다시 해 봐."
"이걸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근휘, 드디어 발끈한다.
"유나씨이이?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근휘야, 느끼한 대사로 유나를 먹으려고 하지 마라.
"느끼한 대사는 좀 그만."
유나가 제대로 짚었군.
"그레이트!"
어이쿠, 이 말을 왜 해버렸지?
"화장실 좀 같이 가자."
헉 이런 젠장할.
진짜 그레이트 그레이트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겠다.

하지만 내가 들은 대사는 예상과 달랐으니.
"여기 아파튼데, 방음재 없다고 지금 아주 난리에 난리거든? 너도 알잖아. 그러니까 좀 자제 좀 해라. 애기 뛰어다니는 소리도 스펀지 깔아놔도 들린다더라."
아하, 그래서 작은 망치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거구나.

어쨌거나 방음재따위 없는 좀 오래 된 아파트(라고 쓰고 구닥다리라고 읽는다)라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각성해야겠군.

그나저나 그 쪽 사정은 어떻게 되셨나?

헉!
모니터에 기스 그림이 보인다!
"유나야! 기스 벌써 뚫었어?"
"아, 상욱, 목소리 좀 죽이라고!"
"알았으니까 좀!"
유나, 별로 놀란 것 같지도 않게
"좀 노가다성이긴 한데, 어쨌든 깼어."
뭐라고?!
챌린지 내용 보니까 나도 쉽지 않아 보이더구만.
그리고 시선을 그녀의 손에 집중시키니 보이는 것은,
패드가 아닌가!

"해삼아~?"
"아 왜?"
"패드 있는 거 왜 나한테만 숨겼니~?"
"엥? 그럴 리가 없는데? 패드, 우리 집엔 없어!"

일순간 정적.

"유나는 여기에 패드 갖고와야 한다는 것 어떻게 알았어?"
호기심이 동해서 농담조로 물었다.
"아니, 그냥 던파도 하고 격겜도 매냐인 것 같길래 따라가려면 패드가 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유나씨는 정말 무서운 분이십니다.



그리고 밤이 되었다.

"어쨌거나, 내일은 재량 휴업일이라니까 우리 모두 여기서 자야 하나~?"
헛! 유나씨! 이러면 위험합니다!

"아니, 이건 그래도 좀...."
"상욱이는 이렇게 만난 김에 내 걸로 찜해놔야 겠네."
"오, 상욱이! 축하한다!"
헛,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

"내가 하나 말해줄까?
사실, 너를 좋아한다고 했던 Tohno Akiha인가 있잖아, 그거 나였어.
이제 밝히게 되어서 좀 그러네.
물론 넌 눈치채긴 했겠지만 말이야."
이거 진짜 전개가 위험해지는군요, 유나양.
"TPR에도 나왔듯이, 이제는 나도 좀 적극적으로 갈래."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내가 눈을 감고 있는데 볼에 뭔가 느껴진다.
"자, 선물이야."라고 하는 것 같기는 한데.
하지만 그 때는 이미 의식이 혼미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간은...



네, 엉터리 10화 이걸로 끝났으나, 그렇다고 상욱일기는 안 끝납니다.
11회로 넘어가기 전, 주인공과 조연의 인터뷰(라고 쓰고 작가 청문회라고 읽습니다)입니다!!

에, 먼저,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리더보정효과(?!)를 톡톡히 받고 있는 이상욱군 인터뷰 들어가겠습니다.

애쉬군 : 안녕하세요? 가 아니라 안녕?
상욱 : 아, 네, 안녕하세요.
애쉬군 : 아주 좋은 선물을 받았던데, 선물 뭔지 알려줄 수 있겠니?
상욱 : 작가라는 분이 등장 인물한테 준 선물도 까먹으면 말이 돼요?
애쉬군 : 아니, 아니, 아니, 진정해라 좀. 경찰한테 받은 선물 말고 유나한테 받은 거 말이다.
상욱 : 장난하십네카. 그것도 극작가 마음 아닙니까. 게다가 그건 스포일러 아닙니까!
애쉬군 : 그래, 나한테 하고 싶은 얘기는 없니?
상욱 : 저 일당 몇까지 해야돼요?(주 : 일당백은 한 명이 백 명을 상대한다는 뜻이므로 일당 몇은 한 명이 몇 명을 상대한다는 뜻)
애쉬군 : 일당백이다.
상욱 : 이런 듣보잡 공인[삐-] 멍게 해삼 같으니라고![도망간다]

다음은 제 별명과 이름, 심지어 생일까지 빌려서 쓰는 근휘군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애쉬군 : 안녕?
근휘 : 안녕?
애쉬군 : 야, 모 소설에서는 다 작가한테 존댓말 하던데 너만 왜 안 하냐?
근휘 : 작가는 곧 나요, 나는 곧 작가인데 무슨 존댓말이 필요...
[문을 쾅 닫아 버린다]

다른 사람들은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제가 청문회를 열도록 합지요.

근휘 : 그래 놓고 기억 안 난다고 뻐길 거지?
[철문까지 닫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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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르퓨이아
* 이번 작에서도 "새끼"라는 욕은 좀 양해 바랍니다.

"야!"
안명희가 씩씩대며 들어온다.
그러면서 의자를 나를 향해서 던진다.
'휘이이이이익'
저 의자는 틀림없이 나 죽으라고 던진 거다!
순간 또다시 나의 본능이 저 의자를 잡게 만들었다.
'타악'
"저 의자를 잡았어!"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쟤는 운동신경이 보통이 아닌가봐!"
그리고 또 책상이 날아온다!
재빨리 내 손은 의자를 책상 쪽으로 움직인다.

'파앗'
'우지끈!'
"책상이 부서졌냐?"
"이쪽이나 저쪽이나 힘깨나 쓰는 모양이네. 한 쪽은 때려 부수고, 한 쪽은 그걸 또 막고."

"감히 내 조직원을 패! 이 새끼가!"
이 말에 또 주변이 웅성인다.
"조직원 얘기 또 나오니까 갑자기 무섭네."
"여기서 싸움나면 우리가 손해라고."
안명희가 나를 해치려는 것을 기술 겸 컴퓨터 과 담당의 갈색머리 손일형 선생님이 갑자기 난입하여 저지한다.
"너 지금 뭐 하는 짓이냐!"
안명희는 교실 밖으로 밀려나고, 선생님이 뒷문을 걸어잠그신다.
인기 있는 선생님께서 오시면 교실 안에서 와아 소리가 들리기 마련인데, 안명희가 그 분위기를 다 죽이고 간 듯하다.
"음, 음, 안명희 사건에 대한 충격으로 담임 선생님께서 요양을 가셨다."
요양이라니. 그 때의 충격이 너무 심하셨나보다.
그러고 보니 우리 담임 선생님은 바로 국사 선생님.

시간이 좀 지나고 안명희가 없어진 것 확인.
원래 아까 전에 울렸어야 할 '와!' 소리가 이제 울려 퍼진다.

"아 참, 용역 불러서 안명희와 패거리는 막기로 했는데, 그래도 집에 갈 때 너희들 조심하도록."

오늘은 다행인 것이 8:40부터 1교시가 30분간이라 일찍 갈 수 있었다.
1시 쯤에 가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갔다.

그리고 금고를 다시 한 번 열어 본다.
받은 지 하루만에 선물을 쓸 일이 생겼다니.
어쨌건, 은박 포장지를 풀었다.
전형적인 전기 충격기가 나왔다.

한번 나 자신에게 시험을 해 보았다.
'타앗'
"으으윽!"

충격이 엄청나다.
그래서 판도라의 상자이니 뭐니 하는 얘기가 튀어나온 것 같다.

언제 일이 터질 지 모르니 아예 내 바지랑 묶어 버렸다.



안명희를 조심하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 할 일 없을 때는 놀고 싶은지라, 어디 한 번 근휘한테 걸어 봤다.

"여보세요?"
어레레, 쟤 목소리가 왜이리 귀차니즘스럽냐?
"야, 근휘, 명랑 한 번 가 볼까?"
"안돼! 명랑 한 번 갔다가는 너한테 안명희네가 꼬일 거 아냐!"

"뭔가 대책이 없을까?"
나와 그쪽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 때.

"그냥 울집와라. 멜티하고 일레븐 다 깔아놨으니까 우리 집에서 할 수 있을 거 아냐."
"어, 알았어. 끊어! 거기서 보자!"

헛! 잠깐!
일레븐을 깔았다고요?!
그럼 에뮬 쓴다는 얘긴데, 돌아가긴 하나?(주1)

어쨌거나 걔가 오라는데, 가야지.

'똑 똑 똑'
"상욱이냐? 그냥 들어와."
저 귀차니즘의 절정을 달리는 녀석아, 문 앞에 있는 것이 내가 아니라 강도였으면 어쩔려고 그랬어?

"잠깐, 일레븐을 깔았다는 얘기는 에뮬 쓴다는 얘긴데 사양은 되냐?"
"나 0.9.4 베타테스터거든"
헉, 베타테스터라니. 그러면 사양 춰낸 좋다는 얘기 아냐?
"그래픽 뭔데?"
"8800GTX"
1초도 안 되어 나오는 저 답이 사람 아주 미치게 한다.
"야, 지금은 그냥 일레븐 말고 던파나 할까?"
"결장가자!"

그렇게 10판정도.
"난 왜 레인져인데 승점을 너한테 떼어주다시피할까?"
지고 난 근휘의 헛소리.
"난 그러게 보정캐를 일찍부터 키우잖아."
이것은 승자인 나의 여유다.

'똑 똑 똑'
"누구세요?"
"거기 근휘네 집 맞죠?"
헉 이런!
저 목소리는 유나 목소리 아닌가!
그나저나 유나가 이 집을 어떻게 알았지?
"빨리 끄자!"
그러면서 근휘가
"들어와, 그냥!"
황급히 던파를 끄려고 하지만 유나가 좀 빨랐다.

"아니, 왜 끄려고 해? 계속 해! 52데페가 있는 입장에서 내가 뭐라고 할 처지가 아니거든."
"오십...이...데페?!"
유나는 정말 보통내기가 아니다.



주1(그럼 에뮬 쓴다는 얘긴데, 돌아가긴 하나?) : PS2의 에뮬레이터 PCSX2는 웬만한 좋은 컴퓨터 아니면 느려터져서 안 돌아간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하르퓨이아
 * GS버전과 제목만 바꾸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 맞춰 보았다.
처음 번호는 시계 방향, 다음 번호는 시계 반대방향, 마지막 번호는 다시 시계 방향으로 입력해야 하는 악몽의 금고.
"7...8...3."
안을 열어 보니 다시 은박 포장지에 싸인 무언가와 편지가 보인다.

편지의 내용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구나.
아니면 꼭 필요할 때에 맞춰서 열어본 것인가?
좋다. 이 상황에서 나도 내용을 설명할 의무가 있겠지.
이것은 전기 충격기이다. 위급할 때 너의 원수에게 가까이 대고 버튼을 누르면 그 사람과 거리를 벌릴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내용물을 아는 이상 진짜 위험할 때가 아니면 열어보지 말아라!
아니면 진짜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도 있다!'

정말 무섭지만 어쩔 수 없지 뭐.
남용했다간 큰 화를 부를 수도 있으니.
그래서 금고에 고이 모셔 놓았다.

그런데 KOF Paradise라는 사이트, 운영자가 사라진 건 그것대로 심각한 일인데 과연 잘 되어 가고 있을까?
오랜만에 접속해 본다.

역시나 자게에는 두 개의 글이 새로 올라왔다.
'돌아온, 하지만 돌아오지 않은 운영자 B.Jenet'
'저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두 글은 각각 그들다운 내용을 보여준다.

내용을 클릭해볼까?

'돌아온, 하지만 돌아오지 않은 운영자 B.Jenet
글쓴이 : RussianRoulette'

그리고 폰카로 찍은듯한 유나의 모습이 있다.

'현재까지 유일한 중학생 운영자 B.Jenet씨를 방이동 명랑오락실에서 만나봤습니다.
저희에 실망해 나가셨다는 말씀을 반복하시는 편이며, 제 사과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해임하시는 것이 나을 듯하군요.'

말의 요술이다.
B.Jenet, 그러니까 유나는 자의로 나가는 것은 남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죄가 되는 것인가?
내가 봐도 저 사람은 어이가 없다.

그리고 다음 글은 유나가 쓴 '저는 돌아오지 않습니다'다.
내용을 읽어보니,

'이것이 B.Jenet으로서 쓰는 마지막 글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절대 돌아오지 않습니다.
한번 실망한 커뮤니티에 제가 머무를 이유는 없을 것 같군요.
그리고, 자의로 나가는 것은 남도 어쩌면 안 되는 일 아닙니까?
해임? 하시려면 하십시오. 고맙게 받아들이지요.

최소한 저를 죄인으로 모시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만일 제가 죄인이라면 그 쪽도 똑같이 죄인입니다.

정 제가 이러는 이유를 아시고 싶으시면 이 링크를 따라가세요.' * 진짜 링크 아닙니다. 낚기 싫은데 낚이지 마세요.

그러니까, 유나가 나간 것이 이유가 있다고?
그래서 링크를 따라가 보니 토론 포럼에 있는 '텐가불, 놔둬야 하나?'라는 글로 연결되었다.

RussianRoulette라는 사람과 유나, 이렇게 둘이서만 댓글로 공방전을 벌였다.

'RussianRoulette
텐가불이라, 오스왈드의 비기 중 하나지요. 솔직히 텐가불 타이밍 맞출 정도 된다는 것은 진짜 플레이를 잘 한다는 얘기가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조심스럽게 텐가불 사용을 허용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B.Jenet
텐가불을 쓰자고요? 텐가불 한번 썼다가 혹시 오스왈드 최고수가 나와서 얼떨결에 에이스 한 방 맞히면 데미지가 얼마인 줄 아십니까? 그리고 그 에이스가 J-스페이드-하트-에이스 같이 간단한 것이라면 모를까, 최고수라면 분명히 텐 뒤에 이어지는 복잡한 루트를 알고 있을 것 아닙니까. 그렇게 에이스 당하면 무섭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스왈드의 사기성을 감안해서 텐가불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ussianRoulette
오스왈드가 사기라고요? 그러면 그 사기캐를 이길 정도로 사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예를 들어서 쿠라를 골라서 하는 수도 있고, 맥시마를 골라서 하는 수도 있잖아요? 진짜 잘 하는 사람이면 그런 것도 안 걸리게 할 수 있잖아요?

B.Jenet
누가 텐가불을 걸리고 싶어서 걸립니까? 텐가불의 발동 조건은 다운 후 기상시 텐을 깔아두는 것인데, KOF에서 콤보 한 셋트만 먹이면 다운이 되잖아요? 그 정도면 자기가 이미 난무하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텐가불 쓰는 것은 식은죽 먹기인데, 이래도 텐가불이 어려워요?

RussianRoulette
저는 솔직히 XI를 정통 KOF라고 안보거든요? 애초에 정통성 없는 2003을 베이스로 KOF를 만든 것이 SNK의 최대 실수로 보는데, 그런 점에서 무한 헤리온도 동의합니다. 물론 공간이탈 같이 아예 격겜의 근본을 흔드는 것은 저도 동의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B.Jenet
당신들이 KOF라고 보건 안 보건 버그는 쓰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인데, 버그를 찾아내고 또 그 정당하지 않은 버그를 써먹는 것은 어느 정도 격겜유저로서 좀 안 좋게 봅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그런 안 좋은 분위기가 퍼졌을 줄은 몰랐군요. 실망했습니다.'

RussianRoulette라는 사람의 억지성이 농후한 주장에 대한 B.Jenet의 반론.
그리고 B.Jenet이라는 ID의 활동은 그 말이 마지막이었다.
B.Jenet의 모든 메신저, 메일 등등은 모두 잠금 상태가 되었다.
테스트로 메일을 보내 보니 없는 계정이라면서 반송된다.
그리고 메신저 ID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B.Jenet의 블로그의 마지막 글은 '모든 것을 남기고 떠납니다'이다.

'모든 것을 남기고 떠납니다.

저는 물론 살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절대 B.Jenet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온라인 상에서 저를 아시는 분이라면, 저는 이제 없다고 생각하십시오.'

텐가불이 이렇게까지 사람 미치게 하는 것인 줄은 몰랐다.

다음날.
오자마자 학생부장 선생님께서 부르신다.
"너 안명희네 패거리랑 싸웠다면서?"
헉, 이런.
그 사실을 어떻게 아신 걸까?
"네, 그렇습니다."
"그 많은 안명희네 패거리를 단숨에 물리치다니, 잘 했다. 안명희 자신은 이제 학교에도 나오지 않을 심산인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예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학급으로 들어가 보니
"너 어제 안명희네랑 싸웠다면서?"
"걔 고등학생 패거리랑 다닌다며? 쎄?"
"걔 더이상 학교 안 온다는데, 최고의 선물이구만 하하."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근휘다.
"하지만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다."
"아니, 왜?"
솔직히 왜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걔, 이제 이웃 패거리까지 끌어모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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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르퓨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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