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올린 서평입니다. 이번에는 이 블로그에나 남길 수 있는 특별한(...) 추신이 있기에 여기에다가도 씁니다.
※주의: 중대한 누설이 있습니다. "악마의 바이올린"을 읽을 계획이 있는 분은 절대로 아래 글을 읽지 마시오.
그래도 RSS 등을 위시한 추가 누설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한 줄을 더 쓰겠습니다.[...] 또한, 편의상 PPS를 제외하고는 존칭은 생략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한 줄짜리 스토리부터 쓰고 들어가겠다. 이 책은 "저주에 걸린" 바이올린의 마지막 사용자가 해괴하게 살해당하면서 영매를 포함한 모든 가능한 수단의 도움을 받아 형사가 수사를 해 나간다는 전형적인 '다 빈치 코드'식 소설이다. 파가니니의 인품에 대한 지식이 없는지라 소설을 100% 읽지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결국 '파가니니'라는 키워드에 대해서는 파가니니의 말년을 조금밖에 보여주지 않았으면서 저주를 부른다는 호프 다이아몬드 같은 설정과 마지막에 뜬금없이 등장한 "사실 살인이 아니라 안락사시켜준 거였다. 내가 죽도록 도와달라"는 대사는 조금 어이가 없었다. "셜록 홈즈"와 같은 추리 소설이나 "다 빈치 코드"와 같은 하나의 미스테리물로 본다면 괜찮은 수작이었다만, 책의 소개에서나, 작품 전체를 보아서나 "파가니니"라는 키워드에 무리하게 집착하려고 한 것이 필자가 이 책에 대한 평가를 과도하게 깎아먹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또, 저주받은 바이올린에 대한 언급은 있었으나 정작 작중의 아티스트들이 연주한 음악에 대한 것은 한국어판 초판에 있는 "라 캄파넬라"가 수록된 CD 외에는 별로 찾을 수 없었다. 음악보다는 행적을 더 자세히 다룬 느낌이었다. 유감스럽지만 필자는 음악평론가 장일범씨의 한국판 추천의 말에서처럼 이 책을 통해 클래식에 더욱 가까워질 수는 없는 것 같다.
∴ 도서 평가: 내용, 전개면에서는 8/10, "악마의 바이올린"이라는 소재를 다룬 책으로서는 6/10.
PS. 책을 완독하고 나서 CD를 틀어 보았다. 그냥 곡을 들었다면 "파가니니라는 이름은 못 들어보았지만 익숙한 곡이네", "음색이 조금 세속적인 편이다" 하고 넘어갈 대목이었지만, 제대로 된 화음이 불협화음으로 들리는 등, 소설이 음악이 들리는 느낌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PPS. 학교에는 올리지 않은 내용. 부록 CD의 두 번째 곡을 들어보았습니다. 일단 어머니께서 "심신을 편하게 하는 곡은 절대 아니다"라고 하신 건 넘어가기로 하고, 2번 곡은 "파가니니 카프리치오 24번"인데요. 뭔가 멜로디가 익숙하다 했는데... 어... 음... 음... 생각해보니까 DIAVOLO의 원곡[각주:1]의 원곡입니다. ......그렇잖아도 "악마의 바이올린" 자체 때문에 심신이 무진장 불편한 상태였는데 디아볼로라는 어레인지 제목 때문에 더 불편해졌어요... 으헝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