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세계관에 대한 프롤로그 들어갑니다.
그곳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학원도시.

정전으로 불이 꺼진 자습실에 여학생 세 명이 PMP로 불빛을 비추며 서로 괴담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합니다. 끝."
"뭐야, 괴담이라고 했길래 뭔가 무서운 걸 기대했더니 그냥 썰렁하네."
"그냥 다른 얘기나 하자."
그런데 갑자기 여기에 남학생 한 명이 난입했다.
"괴담 얘기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나도 좀 끼어 봐도 될까?"
"어? 민수네. 우린 레파토리 다 떨어져서 끝내려던 참이었는데?"
처음 괴담을 꺼냈던 긴 생머리의 여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아니, 지은아, 현재진행형의 얘기야. 잘 들어봐."
그리고 민수가 이야기를 꺼낸다.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는데, 최근에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현하는 사람들이 여럿 발견되었다나? 지가 마법을 쓴다고 하는데, 실제로 누구도 성공한 적이 없는 숟가락 구부리기[각주:1]를 성공시킨 사람도 있다고 하고, 이미 분필 같은 것을 움직여서 싸움질 하는 놈도 있다는 얘기도 있고."
"뭐야, 그런 얘기를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지은은 그렇게 또 다시 그 전과 같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아니야. 최근에 괴담들이 널리 퍼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모르지. 그냥 여러 가지로 무서운 거 뿐인 거 아냐?"
"전혀 말이 안 되는 소리는 아닐 것 같은데?"
이렇게 말한 것은 양갈래로 머리를 묶은 여학생.
"그, 그래! 혜빈이 말이……."
"아니,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갑자기 시간표가 바뀌고, 12시까지만 수업 듣고 조퇴하는 학생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데 거짓말처럼 출석을 안 부르는 것이 설명이 돼. 게다가 왠지 우리 반에 다른 반으로 전출하고 다른 반에서 전입해오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고."
"……뭐?"
혜빈의 말에 일동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직후 타이밍 좋게 전기가 들어오고, 감독관 교사가 다시 들어왔다.
"선생님 오셨으니 내 얘기는 여기까지. 그냥 공부하자."
혜빈이 작은 소리로 말하며 자리로 돌아갔고, 다른 학생들도 감독관이 자신의 자리로 들이닥치기 전에 재빨리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다음 날, 수학연구실이라는 미명하의 수학 교사들의 교무실.
'똑, 똑, 똑'
천천히 노크 소리가 세 번 들렸다.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한 노신사.
그리고 그는 자신의 바로 왼쪽 자리에 있는 여교사에게 다가가, 파일을 내밀며 속삭이듯 말했다.
"이 학생들에 대해서 출석을 부르지 말아 주십시오."
"저기, 뭐라고요? 그게 무슨……."
"이 학생들은 중요한 학생들입니다. 12시 이후의 수업을 조퇴하게 되더라도 그냥 공결로 처리하고 무시해 주십시오."
"아니, 그러니까 대관절 무슨 이유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겁니까? 제 수업 방식에 당신이 간섭을 해야 할 만한 정당한 이유는 없다고 보는데요?"
여교사가 따져물었다.
노신사는 그 순간 갑자기 교무실 밖으로 다시 나가더니,
"이유를 듣고 싶으시다면, 따라오십시오."
하면서 여교사를 불렀다.

같은 시각, 1학년 3반 교실.
"선생님, 저, 먼저,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다소 작은 키에 깡마른 안경잡이 여학생.
"그래, 집에 가서 푹 쉬려무나."
평소 그녀는 몸이 약했기에, 거의 조퇴를 해도 봐 주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날은 달랐다. 어째서인지 그녀는 분명히 아파서 조퇴를 하는 것이고, 그 사실이 뻔히 느껴지는데도, 이상하게 그녀의 주변에서는 패기가 느껴졌다. 그래도 어쨌건 아픈 것은 아픈 것.
"선생님, 제가 교문 앞까지만 쟤를 데려다 주러 가겠습니다."
"그래 그래."
남학생 한 명이 아파 보이는 그를 부축하기 위해 따라나섰다.

"가연아, 너, 괜찮은 거야?"
부축하고 있는 학생이 말했다.
"수빈아, 부탁인데, 지금까지는 괜찮았겠지만, 내 곁에 붙지 말아줘. 내가, 무슨 일을 벌일 지, 나도 몰라."
"무슨 말이야?"
"나, 우리 학교 괴담에 나오는 '마법'이라는 걸 쓸 수 있는 것 같아. 그런데 다룰 줄은 몰라……."
"……뭐라고?"
그 순간, 가연의 눈이 풀렸고, 그녀의 주변으로부터 가로등, 정글짐에 이르기까지 모든 금속을 향해 약한 번개가 휘몰아쳤다. 운이 좋게도 번개는 수빈을 피해갔지만, 그는 귀가 먹어버릴 것 같은 충격과 함께 겁에 질렸다.
'번개라는 것은 하전입자가 쌓여서 순간적으로 전위차가 쌓이는 현상. 그 약한 가연이가, 자기 주변에 자기 스스로 한 건 아니라지만 하전입자를 쌓아버렸다는 건가? 그렇다면, 괴담에서 말하는 "마법" 내지는 "초능력"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거야?!'
이상은 대충 프롤로그.
물론 세계관은 얼마든지 구성원들 맘에 안 들면 설정 뜯어고칠 수도 있고요(...) 세계관 설정에 부합해야만 하는 부분은 특히 칼개조를 맞을거여라...

관심 있으신 분은 댓글이나 트위터 @Arle_Camille 쪽으로 멘션을. 그리고 사실 시간대를 프롤로그와 동시대로 할 것인지 아니면 10년 정도 미래로 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S. 이건 TRPG인 동시에 소설이기도 합니다. 이 TRPG의 리플레이가 곧 소설이 되는 거죠.
Posted by 애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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