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아를입니다. 제가 기억하니 여러분은 기억할 필요 없습니다. 이 블로그의 포스팅 포문을 다시 열게 된 것이 뜬금없게도 마작 강의가 되었군요. 뭐 날려먹은 소설이나 다른 포스팅 소재에 대해서는 항상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날려먹으면서 의지까지 같이 날아갔지만... 말입니다...

  이 글은 말 그대로 마작에 대해 배워 나가자는 취지로 쓴 글입니다. 물론 "사키"가 슬슬 연재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사키를 통해 입문하는 사람은 얼마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은, 얼마 전 "아치가편"의 애니메이션 방영이 종료된 것도 있고, 또한 "사키" 세대를 어깨너머로 보고 마작에 관심을 두시는 분도 계실테고, 마작이라는 것을 접할 루트는 얼마든지 많습니다. 이로 인해 마작을 접하는 인구는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루트를 통해서 경기마작(다시 말하지만 절대로 테츠야나 아카기 등에서 말하는 도박으로서의 마작이 아닙니다)에 대해 흥미를 보이시는 분이 계십니다. 좋은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내 이렇게 되어버리시는 분도 적지 않죠.

"게임 진행이 너무 복잡해요."
"이거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 거에요?"
"......하라는대로 리치를 걸었는데 나지를 못하고 있어요..."

등 등. 이외에도 꼽아보라면 많지만 마작을 배우는 중, 혹은 마작에 막상 실제로 발을 들여놓을 때 마작의 (겉으로 보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불편함과 복잡함에 넌더리치며 배움을 포기하시는 분이 많이 보입니다. 기실 저도 이 문제의 당사자였기에 이런 분들을 비난할 마음은 없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저도 마작에 입문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한동안은 마작을 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힘을 내어서 라인슬링님의 스프링노트를 도대체 알아볼 수도 없었던 각종 역에 관한 설명을 빼고 끝까지 정독해 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작이라는 게임은 몇가지 골때리게 만드는 룰들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단순한 룰로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이후로 즐겁게 마작에 입문해서...... 지금은 이수마장 화료율 꼴찌를 달리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마작치는게 즐겁게 되었고, 마작의 세세한 규칙들을 어느새 알게 되었습니다.

  이 연작 글을 쓰는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 글을 통해 저 자신도 마작에 대한 학습을 조금 더 심화하자는 목적이 있고, 다른 하나는 위에서 썼듯이 초보자 분들의 입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함입니다. 물론 저도 볼 글이긴 하지만 어쨌든 본래 목적은 초보자들에게 마작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이야기이므로, 초보자들이 이 정도만 알아도 게임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레벨로부터 심화 레벨로 점점 높여 들어갈 것입니다. 말하자면 자연수만 배우다가 0을 배우고 양수 유리수를 배우고 음수를 배우는 식이죠.

  또한 여지껏 제가 봐온 마작 강습이 그래왔듯이, 필요 없는 용어는 표기는 하되 최대한 설명에서는 배제하는 쪽으로 하겠으니, 어려운 용어가 나오더라도 걱정 마십시오. 언젠가 쳐보다보면 알게 됩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마작 실력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P. S. 앞의 "사키" 등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이 글에서는 리치 마작이라고도 불리는 일본 마작을 다루고 있습니다. 규칙의 일부는 한국 마작에도 적용됩니다만, 용어의 차이는 극복하셔야 할 것입니다. 국표마장의 경우에는... 다른 글을 찾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마작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제목 그대로입니다. 이 글로부터 시작하는 여러 글에서 여러분을 마작의 세계로 인도하게 될 투어 가이드(?) 애쉬군입니다. 서문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마작을 접하게 되는 인구는 굉장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소싯적의 저와 같이 마작패를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지는 사람도 늘고 있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니까 마작패를 보기만 해도 이런 상태가 되시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출처: 애니메이션 "咲-Saki- 阿知賀編 episode of side-A". 원작 이가라시 아구리, 스튜디오 5조 제작.)

  설령 패나 작탁에서 오는 두통을 극복하였더라도 용어를 알아듣지 못해서 생기는 충격이 후폭풍을 먹입니다.

아니 그러니까 이게 다 뭔 소리래
(출처: "Dungeon & Fighter 시즌 3 시간의 문" 인게임 스크린샷. 네오플 제작, 넥슨 배포. 캐릭터 제공은 본인.)

  자, 그리하여 패와 판세에서 오는 멀미와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로 인한 두통이 겹쳐서 마작은 접하기 어려운 게임으로 인식되고, 이에 따라 그냥 하던 것이나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배드엔딩 배드엔딩.

……이면 이 글을 쓰는 것이 의미가 없잖습니까.

  각설하고,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극복하면서 결국은 마작을 잘 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글의 목표입니다. 어려워 "보인다"와 "어렵다"는 동의어가 아니니까요! 위에서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의 예로 제시한 던파도, 결국 하다보면 저런 말들을 다 알아듣게 되어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할 수 있는 곳까지 배우고 나서, 하면서 배우다보면 빨리 늡니다. 누구 마음대로 그것을 단정하냐고요? 제가 경험해 봤으니까 이러죠.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이제 하루빨리 마작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준비해야 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마작을 같이 칠 사람, 마작을 칠 수 있는 도구인 마작 패, 마지막으로 마작을 칠 수 있는 장소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1. 사람
    일단 마작도 넷이서 모여야만 할 수 있는 놀이입니다. 어디에선가 "3인작"을 주워 들으셨다고요? 깔끔하게 잊어버리세요. 이 강좌에서는 역만 이후에 다루니까요. "역만"이 뭔지 모르시겠다고요? ...일단은 넘어가요 넘어가. 단지 맨 나중에나 가서야 다룬다는 것만 아시면 됩니다. 하여간, 마작을 치려면 당신을 포함해서 4인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배우는 단계이니, 그 4인 중에서 당신에게 마작을 친절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하지만 판에서 당신을 쏠 정도로 매정하지는 않은 사람이 끼어 있으면 좋습니다.
  2. 마작 패
    체스를 두려면 체스판과 체스말이 필요합니다. 마찬가지로 마작도 정해진 패로 하는 게임이니만큼 마작패가 당연히 필요합니다. 본 강좌에서 다루는 일본마작에 쓰이는 패는 보통 수요가 많아서 꽤 비싼 편입니다. 마작패를 직접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도 다루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게 부담스러우신 분들을 위해 다른 옵션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장소' 쪽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대안으로는 중국 마작에서 쓰이는 패를 쓰는 방법이 있는데, 중국 패는 크기가 큰 편이라 손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쓰지 않아 싼 겁니다. 간혹가다가 한국 마작의 패도 보일 수 있는데, 절대 사지 마세요. 이유는 패의 종류를 설명할 때 같이 설명하겠습니다.
  3. 장소
    패와 사람도 구비되었다면 마지막으로 장소가 필요합니다. 처음 배우는 수준이라면 단지 네 명이 헤쳐모일 장소와 패가 상하지 않게 할 부직포나 신문 정도만 깔아두면 준비 완료. 싸게 만들더라도 조금 그럴듯하게 보이려면 이런 옵션도 있습니다. (출처: 라인슬링님의 블로그)

  장소, 사람, 마작패를 구하는 데 모두 성공했다면 이제 마작을 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삼위일체
(출처: http://flickr.com/photos/24046097@N00/230415962 )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구하는 데 실패했다면 다른 대안도 존재합니다. 바로 "마장"입니다. 마장이란 마작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대의 테이블과 패를 구비한 곳으로, 그 곳에서 바로 사람을 만나서 마작을 칠 수도 있고, 사람만 모였을 때 마장에 들어가서 마작을 칠 수도 있습니다. 곳에 따라서 패의 정리나 주사위 굴리기 같은 일부 행동들도 자동으로 해 주는, 개인이 구비하려면 수백은 가볍게 깨지는 전동작탁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하시는 초보자 분이라면 이곳에 혼자서 들어가시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마장도 들어가지 못할 때의 최후의 수단으로는 온라인 마작 게임이 있습니다. 마작은 치고 싶은데 멀리 나가지 못한다거나 끌어모을 사람이나 돈이 없을 때 이런 게임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게임에서는 해당 게임에서 지원하는 언어를 알고 있다면 다소 친절한 강좌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일석 이조입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한국 마켓에는 존재하지 않으나 한국어를 지원하고 친절한 강좌도 들어있는 iOS/안드로이드 기기용의 작룡문 모바일(Janryumon, 雀龍門)이 있으며, PC용으로는 한국어와 강좌는 지원하지 않으나 온라인 매칭을 할 사람이 많은 천봉(天鳳)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 장소, 패를 모두 구했거나, 대체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람은 생겼는데 대관절 게임은커녕 패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도통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마작에서 쓰이는 패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Posted by 애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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