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마작에 존재하는 패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사천성이라도 할 것이 아니라면 패의 종류만을 알고 있는 것은 어차피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 패를 이용해서 마작을 진행하는 대강의 흐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작이란 이름을 달고 있다고 모두 마작은 아닙니다
(출처: Mahjong Titans 인게임 스크린샷. Microsoft 배포.)
네 명이 일단 모여서 게임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게임을 하기 위한 사각의 탁자나 전동작탁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넷이서 어떻게 앉는 지도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마음대로 앉으면 되지 않냐고 하실 분이 계실 지도 모르겠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마작에서는 개개인이 앉는 자리가 곧 플레이 순서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작에서 마음대로 자리에 앉겠다고 하는 것은 모노폴리와 같은 보드게임에서 자기 마음대로 시작하는 순서를 정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모노폴리에서 가위바위보나 주사위의 눈으로 먼저 하는 사람을 정하는 것처럼, 마작에서도 자리를 정함으로써 먼저 하는 사람을 정해야 합니다.
잠시 뜬금없어 보이는 말씀을 드리자면, 패에 관해 설명할 때 말씀드렸듯이, 마작에서는 방위를 "동서남북"이 아닌 "동남서북"으로 읽는다 하였습니다. 방위는 각 패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각자가 앉을 자리와 그 자리에 턴이 돌아오는 순서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즉, "동" 자리에 앉는 사람 다음에 "남" 자리에 앉는 사람이, 다음에는 "서" 자리에 앉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북" 자리에 앉는 사람이 턴을 진행하고 다시 "동" 자리로 턴이 돌아옴으로써 한 바퀴를 돌게 되고, 이는 자리에도 반영되어 동-남-서-북 순서대로 바퀴를 돌도록 자리에 앉게 됩니다.
일단 백문이 불여일견
(출처: 작룡문 Mobile 인게임 스크린샷. 개발/배포: NC Japan)
긴 말로 설명드리는 것보다는 위 사진을 보시는 것이 이해가 빠르겠습니다. 운 좋게 제가 "동" 자리에 앉게 되었고, 그 다음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남", "서", "북" 자리에 해당하는 사람이 앉습니다. 방위 순서가 시계 반대 방향이 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마작의 진행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프로그램 마작을 치실거면 자리 정하기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끝입니다. 자리는 프로그램에서 다 정해주고, 여러분은 거기에 맞춰서 게임을 시작하면 끝이니까요. 그러니 "천봉"이나 "작룡문" 등으로 마작에 입문하시려는 분은 여기를 패스하시고 뒷부분 설명으로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실물로 마작을 치려면 자리를 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자리를 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는 보통 쓰이는 방법 세 가지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소제목을 보시기 전부터 "동, 남, 서, 북이 각각 자리를 나타낸다면, 그냥 거기에 해당하는 패를 뽑아서 자리를 정하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예리하시군요. 약식으로 자리를 정하는 방법으로는, 거기서 끝이 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풍패 중 "동", "남", "서", "북"을 한 장씩 뽑아서 엎어 놓고, 넷 중 한 사람이 그것을 잘 섞어 줍니다. 그 뒤 섞은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사람이 한 장씩 뽑고, 섞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뽑습니다. (섞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뽑는 이유는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뒤 "동"을 뽑은 사람이 원하는 자리에 앉고, "남"을 뽑은 사람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다음 순서에, "서"를 뽑은 사람이 그 다음 순서에, 그리고 "북"을 뽑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남은 자리에 앉습니다. 게임은 "동"에 앉은 사람이 먼저 시작합니다.
아주 드물지만 다른 보드게임처럼 주사위를 굴려서 그 숫자에 따라 자리를 정하기도 합니다. 네 사람이 모두 주사위를 굴려서 제일 높은 눈이 나온 사람이 마음대로 앉아 그것을 동 자리로 하고, 그 다음 눈이 나온 사람이 남 자리에 앉고, 그 다음 눈은 서 자리에, 제일 낮게 나온 사람은 남은 한 자리인 북 자리에 앉습니다.
네, 제일 복잡한 방식을 설명드리게 되었습니다. 위의 두 규칙이 아주 간단한데도 불구하고 잘 하는 사람들이 마작을 칠 때는 잘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패를 뽑아서 자리를 결정할 경우, 간혹 패의 뒷면에 미리 새겨놓은 무늬나 찍어놓은 점 등을 보고 패를 식별할 수 있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자기가 앉을 자리를 정할 수 있고, 주사위를 굴려서 자리를 결정할 경우 동점이 나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주사위와 패를 같이 이용하면 된다고 누군가가 생각을 했고, 이에 따라 현재 마작에서 자리를 정하는 것은 대부분 앞으로 설명드릴 방식에 의해서 정합니다.
일단 약식으로 할 때와 같이 "동", "남", "서", "북"을 뽑고 해당하는 자리에 앉는 것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동"을 뽑은 사람이 정말로 먼저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은 다시 육면체 주사위 두 개를 굴립니다. 그 자신을 1(하지만 주사위 두 개로 이 눈은 나올 수 없습니다), 다음 순서를 2, 그 다음 순서를 3, 마지막 사람을 4, 다시 자신을 5, 이런 식으로 해서 주사위에서 나온 숫자가 가리키는 사람이 새로 "동"이 되어 실행합니다.
9 이후는 없지만 그러려니 해주세요. 의지의 차이 ;ㅅ;
그리고 뭔가 뒤에서 설명할 내용도 같이 있지만 착각입니다.
(출처: 작룡문 Mobile 인게임 스크린샷 + 필자가 Adobe Photoshop과 Adobe Illustrator를 이용하여 편집)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 "동"이 된 사람이 다시 주사위를 굴려서 그렇게 정해진 "동"을 최종적으로 동 자리로 확정하는 경우도 있으니 동가가 되었다고 바로 좋아하지는 맙시다.
사실 앞에서 설명한 "자리를 정하는 과정"은 동남서북을 제외하고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기에 확실히 전달이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무언가 문장이 번잡하고 서술이 쓸데없이 길었다는 생각이 드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서술이 게임 과정 설명에서까지 계속되면 설명이 오히려 복잡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각 자리에 앉은 사람들을 어떻게 부르는 지 대강의 용어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작에서는 각 플레이어를 각 '집'으로 호칭합니다. 그러므로 "동" 자리에 앉은 사람은 '동쪽 집', "남" 자리에 앉은 사람은 '남쪽 집' 등으로 호칭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플레이 순서대로 '동쪽 집', '남쪽 집', '서쪽 집', '북쪽 집'으로 호칭하는데, 보통은 여기서 더 줄여서 한자로 '동가', '남가', '서가', '북가'라고 호칭합니다.
일일히 다른 플레이어들을 동가니 남가니 하는 식으로 호칭하기는 매우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이 글에서는 설명하지 않겠지만, 게임이 나아감에 따라 자신의 동남서북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다른 사람을 편하게 부르기 위해서 자신의 바로 전에 하는 사람을 윗집 혹은 '상가', 바로 뒤에 하는 사람을 아랫집 혹은 '하가', 마주보는 사람을 '대면'이라고 합니다. 상가와 하가는 뭐 "위쪽/아래쪽 집"이라는 뜻이고, 대면은 말 그대로 얼굴을 마주보고 있다는 뜻이죠. (대면 집을 줄여서 "대가"라고 하기도 합니다.)
마작에서는 단순히 자신이 먼저 하는지 아닌지도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 됩니다. 나중에 받는 점수와 관련이 있거든요. 그러므로 그 판에서 제일 먼저 하는 사람, 즉 그 판의 동쪽 집을 따로 '부모'라 부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통틀어서 '자식'이라 부릅니다. 보통은 여기서 더 줄여서 '친'(아버지라는 뜻)과 '자'(아들 자)로 호칭하며, 간혹 친을 일본식 발음으로 '오야'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합시다.
위에서 나온 내용들을 한 방에 요약하면 아래 사진과 같이 됩니다.
(출처: 작룡문 Mobile 인게임 스크린샷 + 필자가 Adobe Photoshop을 이용하여 편집)
첫 판의 부모는 따로 '기가'라고 호칭합니다. 마작패를 설명할 때 게임 진행 상황을 표시하는 마크도 설명드린 바 있을텐데요, 이것은 게임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그 판의 부모가 아닌 기가 쪽에 놓아 둡니다.
이 녀석은 東(동)이 앞으로 보이도록 첫 부모 자리 앞에 놓습니다. 이게 있는 집이 기가입니다.
이제 게임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빼먹었을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게임에 사용될 패의 준비입니다. 마작에서 사용하는 패는 카드와 같이 하나의 덱으로 쌓아 놓는 것이 아니라, 136장의 패를 두 줄로 쌓은 17단씩 각 집의 앞에 놓음으로써 준비합니다. 마작에서 사용하는 패를 모두 늘어놓고 정성스럽게 섞은 뒤 각 사람이 정확히 34장의 패를 가져와서 17장씩 앞면이 보이지 않게 두 줄로 쌓고, 앞으로 밀어서 패 줄들이 정사각형을 이루도록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쌓은 패의 줄들을 패산, 마작성 혹은 벽이라 합니다.
이렇게 쌓으시면 됩니다.
요즈음에는 이렇게 패를 쌓는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전동 작탁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그냥 패를 쌓는 단추를 눌러 주시고 테이블 위에 나와 있을 다른 패들을 중앙의 빈틈에 쓸어넣으시면 됩니다.
시작하기 전 마지막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 바로 "배패"라고도 불리는, 각자의 패를 나눠주는 과정입니다. 부모가 주사위를 굴려 어느 쪽 사람이 패산을 가를 지 결정합니다. 선을 정할 때와 같이 1이 자기 자신, 2가 하가, 이렇게 시계 반대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명된 사람이 다시 주사위를 굴려 오른쪽에서 몇 줄의 패를 분리할 지 결정합니다. 그 사람은 주사위에서 나온 눈만큼의 줄을 오른쪽으로 뗍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첫 번째 주사위를 굴려서 6이 나왔다면 남쪽 집(1과 5와 9가 부모이므로 6은 부모의 하가인 남가입니다)에서 패를 떼야 하고, 남쪽 집에서 다시 주사위를 굴려 7이 나왔다면 오른쪽에서 7줄의 패, 즉 14장의 패를 떼어놓습니다. 이렇게 패를 떼었다면, 패를 뗀 곳에서 뗀 사람을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더미의 오른쪽 끝부터 시계 방향으로 두 줄씩, 즉 네 장씩 부모부터 게임을 하는 순서대로(즉 사람 순서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패를 가져갑니다. 이렇게 네 장씩 가져가는 것을 세 바퀴를 돈 뒤, 마지막으로 한 장씩 패를 가져갑니다. 한 장씩 가져갈 때도 역시 시계 방향으로 가져가되, 이 때는 두 단이 쌓여 있다면 위에 있는 패를 먼저 가져갑니다.
예를 들자면 위 사진과 같습니다.
물론 요사이에는 주사위는 한 번만 굴리고 그것으로 두 번째로 굴린 주사위도 대신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만, 이 경우에도 두 번째로 주사위를 굴리지 않고 첫 번째로 굴린 주사위의 눈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뿐, 요지는 똑같습니다. 각 집에서 이렇게 패를 열세 장씩 가져가고 정리를 끝마쳤다면, 게임을 시작해도 됩니다.
패 정리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초보자일 때는 이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저도 아직 쓰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패를 받았다고 해 봅시다.
일단 자패를 한 쪽에 모두 몰아넣고, 수패는 다른 쪽에 몰아넣습니다.서로 같은 종류의 수패는 한 곳에 모이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만수패-통수패-삭수패 순서대로 정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패만 오른쪽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만수는 만수끼리, 삭수는 삭수끼리, 통수는 통수끼리 정렬했습니다.
수패는 오름차순 혹은 내림차순으로 정리합니다.자패는 같은 종류끼리 모아놓습니다. 정렬 순서는 상관 없지만, 되도록이면 풍패와 역패는 분리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완료. 수패를 오름차순으로 정렬까지 했습니다. 여기서는 자패를 같은 종류끼리 모을 필요는 없었군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리하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이것은 실제로 패 사이를 서로 벌려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섞이지 않도록 해 주시라는 당부의 말씀일 뿐입니다. 패 사이를 실제로 벌려놓게 되면 당신이 버린 패를 보지 않고서도 고수들은 당신의 패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모두가 패를 가져가고 나면, 패를 떼어 놓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오른쪽 방향에서, 즉 패를 가져가는 순서대로라면 제일 마지막에 가져가게 되는 곳에서 7줄 14장의 패를 따로 떼어놓습니다. 그 패는 "왕패"라고 불리고, 원칙적으로는 아무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또 거기에서 왼쪽에서 세 번째 줄의 위에 있는 패를 뒤집어서 공개합니다.이렇게 공개한 패는 그 게임에서 사용하는 보너스 패를 나타냅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지금은 신경 쓸 필요 없으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왕패에 대한 예시입니다.
그 판의 첫 라운드, 그러니까 마작 용어로는 첫 국(局)에서는 그 외에 준비할 것이 더 있습니다. 첫째로, 점수봉을 25000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는 10000점 1개, 5000점 2개, 1000점 4개,100점 10개를 각자 놓음으로써 끝납니다.
100점 10개는 500점 1개와 100점 5개로 대체되는 수도 있습니다. 500점봉의 모양은... 치는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둘째로, 첫 국의 부모, 즉 위에서 말한 기가는 자기 앞에 본가 표식을 "동"이 보이도록 놓습니다. (이건 앞에서 설명했죠?)
헥헥... 이제 게임을 시작할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부모가 패를 가져오다 만 곳에서 다시 한 장의 패를 가져옴으로써 국이 시작됩니다.
위 상황에서 이어지는 예시입니다.
이렇게 패를 가져오는 행위는 "쯔모"라고 하는데, 앞으로도 많이 쓰일 용어이니 이 정도는 외워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패를 쯔모한 다음에는 패를 쯔모한 사람이 자신의 패 중에서 제일 필요 없을 것 같은 패를 버림으로써 차례를 아랫집에게 넘깁니다. 이 때 패를 버리는 위치는 패산 안쪽의 자기 쪽의 공간으로 해 둡시다.
찍는 과정에서 미스가 있어서 조금 대면 쪽에 모든 공간이 치우치게 되었습니다 ㅠㅠ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세요
만약 게임이 계속 진행되면서 자신의 버림패가 여섯 장을 넘었다면, 그 아랫줄에 새 버림패를 놓습니다. 그 줄도 꽉 찼다면 다시 그 아랫줄에.
이런 식으로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 사람이 버렸다면 그 다음 사람이 쯔모합니다. 이하 생략. 이렇게 진행되던 게임은 누군가 게임을 종료시킬 때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사실 이런 기분인거 다 압니다.
(원출처 불명, 1차출처: http://mythxim.tistory.com/8)
"벌써 끝을 알아본다고요?"라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군요. 방금까지 게임의 시작을 알아보더니 게임의 진행 과정이 아니라 끝을 알아보다니? 하지만 이렇게 해야만 합니다. 마작의 목표도 궁극적으로는 다른 보드 게임과 같이 자신이 이기는 것이고, 중간 과정은 이기기 위한 과정일 뿐이니 결국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 지부터 알아보기로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일단 게임 목표를 알아야 합니다
(출처: 魔法少女まどか☆マギカ 중. 샤프트 제작, 우로부치 겐 각본, 아오키 우메 원안.)
마작에서 게임을 끝내는 조건은 심플하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 누군가가 패를 가져올 차례이나 패산에 남은 패가 왕패뿐이다.
- 룰에 지정된 조건을 만족시켜 게임이 결판이 나지 않은 채로 끝난다.
- 자기 차례에 패를 버리는 대신 이길 수 있는 패를 만들었다고 선언하고 패를 공개한다.
이 중 2번은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황당한 조건들이 많아서 지금 다루기엔 머리가 깨지거든요. 남은 것은 1번과 3번인데, 일단은 내용은 길지언정 게임에서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설명하기도 간단한 3번을 먼저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배경 지식을 먼저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13장의 배패와 받아오는 1장의 패, 그리고 게임 목표
"패 나눠주기" 때 이야기했지만, 마작에서 한 사람이 사용하는 패는 기본적으로는 13장입니다. 각 사람은 자기 차례마다 한 장을 쯔모하긴 하지만 한 장을 버리게 되니까, 결과적으로는 자기 차례가 아닐 때는 13장인 셈입니다. 하지만, 자기 차례에는 일시적으로 패가 14장이 되고, 게임을 이길 수 있는 경우는 이렇게 패가 14장이 되었을 때밖에 없습니다. 즉 마작은 기본적으로 13+1장의 패를 이용해서 진행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얼핏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이렇게 열 세장인 것이 기본 상태입니다.
그럼 이 열네 장의 패를 가지고 어떻게 이길 수 있는 걸까요? 14는 다시 3+3+3+3+2로 쪼갤 수 있습니다. 즉 3장짜리 묶음 네 개와 2장짜리 묶음 하나가 모이면 최종적으로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3장짜리 묶음은 "몸통"이라 하고, 2장짜리 묶음은 "머리"라고 합니다. 즉 마작은 최종적으로 몸통 4개와 머리 1개를 만들어서 이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용의 몸통 네 조각과 머리를 모은다고 생각하면 편할 겁니다.
용과 같이
물론 아무 패나 묶어놓고 머리다, 몸통이다 하고 우길 수는 없습니다. 규칙으로 머리에 적합한 형태 한 가지와 몸통으로 적합한 형태들이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요.
1. 머리의 형태-뚜이쯔
패를 두 장 모은 머리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형태는 "뚜이쯔"입니다. 뚜이쯔를 만드는 방법은 심플합니다. 그냥 같은 패를 두 장 모으면 그게 뚜이쯔입니다.
- 이렇게 모으시면 뚜이쯔가 인정됩니다.
- 수패로도 가능합니다.
- 당연히 이런 뚜이쯔는 세상에 없습니다.
- 이렇게 모으면 뭔가 있어 보이지만 역시 뚜이쯔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2. 몸통의 형태 1-슌쯔
미리 말씀드리자면, 여기서 말씀드리는 몸통의 형태 두 가지는 모두 합쳐 "먼쯔"라고 불립니다. 먼쯔 중에 슌쯔는 같은 종류의 순서대로 이어지는 수패 세 장을 모았을 때 성립합니다.
3. 몸통의 형태 2-커쯔
커쯔는 정확히 같은 패를 세 장을 모았을 때 성립합니다. 뚜이쯔만큼이나 심플하죠.
4. 캉쯔?
슌쯔 편에서 몸통은 원칙적으로 3장의 패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드렸는데, 커쯔도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굳이 그것을 거론하지 않은 이유는, 운 좋게 같은 패를 네 장을 모두 모았다면, 그러니까 그 판에 존재하는 그 패를 다 모았다면, 그것을 쓸 수 있는 구제책이 게임 내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남에게 공개되는 대신 네 장짜리 몸통을 하나의 커쯔처럼 쓰면서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캉쯔"입니다. 하지만 일단은 "이런 것도 나중에 배우는구나" 하고 생각해 주시고, 지금은 그냥 네 번째 동을 버려 주세요.
자기 차례에 패를 쯔모했을 때 슌쯔와 커쯔를 도합 네 개 모으고, 뚜이쯔를 하나 모았다면,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제 이길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겼다고 어떻게 말해야 잘 말했다고 소문이 날까?
아무리 패가 분간이 안 되더라도 이 경우에는 쯔모패를 손패에 합쳐놓지 마시고 그대로 떨어뜨려 놓으세요. 그 뒤, 쯔모한 패로 이겼다는 뜻으로 "쯔모"라고 외치면서 쯔모패를 앞면이 보이게 내려놓은 뒤, 자기 몫의 손패를 앞으로 엎어 모든 상대에게 보이도록 공개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모르시겠다면 위에 나온 모 애니메이션(...) 장면처럼 하시면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저런 식으로 작탁에 오세이돈의 가호를 내릴 필요는 없지만 말입니다. 그 뒤에 부르는 "6000, 3000"은 지금은 신경쓰지 않도록 합시다. 각 사람에게 얻어올 점수를 뜻합니다. 같이 마작을 치는 사람들 중 고수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점수는 계산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물론 매 게임에서 운수가 좋을 수는 없습니다. 마작을 치다보면 남이 나서 자신의 소중한 점수를 빼앗기는 일도 다반사고, 심지어는 아무도 나지 못하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완성이 눈앞인데 왜 쯔모하질 못하니 왜 쯔모하질 못하니
(출처: 그림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게임에서 아무도 나지 못한 채로 왕패를 제외한 모든 패를 다 썼다면, 그 국은 결판이 나지 않은 채로 끝납니다. 이것을 유국(流局)이라고 합니다. 국이 그냥 아무 일 없이 흘러가 버렸다는 뜻이죠. 그런데 사실 유국 상황이 일어났다고 진짜로 아무 일 없이 게임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한 국이 끝나면, 완성을 눈 앞에 두었으나 완성하지 못한 아까운 사람들에게는 완성하지 못하고 국이 마감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소정의 점수를 줍니다. 구체적으로는, 몇 종류가 됐건 상관 없이 한 장의 패가 들어오면 이길 수 있었던 상태를 "텐파이"라고 하는데, 부모부터 시작해서 패를 쯔모하는 순서와 똑같은 순서대로 각각 텐파이였을 경우 "텐파이"라고 외치고 손패를 공개하거나 "노텐"이라고 외치고 손패를 그냥 뒷면으로 덮어둡니다.
예를 들어, 유국이 되었을 때 자신의 손패가 위와 같은 상태였다면, 만약 한 장이 있었다면 쯔모를 외치면서 이길 수 있었지만, 끝내 자신에게 들어오지 않았죠. 그러므로 "텐파이"를 외치면서 손패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아카기 시게루와 같이 자신의 손패를 숨기기 위해 "노텐"을 외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텐파이였음을 공개하면, 텐파이가 아니었던 사람들, 즉 "노텐"을 외친 사람들에게서 점수가 빠져나가서 텐파이였던 사람에게 갑니다. 주고 받는 점수는 합쳐서 3000점입니다. 즉,
- 노텐 세 명에 텐파이 한 명이면 세 명이 1000점씩 모아서 한 명에게 줍니다.
- 노텐 두 명에 텐파이도 두 명이면 각각 1500점씩을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주면 됩니다. 물론 서로 다른 사람에게.
- 노텐 한 명에 텐파이 세 명이면 그 한 사람이 세 사람에게 1000점씩 줍니다.
- 전원 노텐이거나 전원 텐파이이면 이 때 점수를 주지 않습니다. 전자의 경우 받을 사람이 없고, 후자의 경우 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누가 이겼든, 아니면 아무도 이기지 못했든, 한 국이 정말로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마작에서는 패를 열 세장을 받아서 한 장을 쯔모하고 한 장을 버리는 것의 연속으로 게임이 진행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패를 버려야 하는 것일까요? 그것을 건너뛰고 종료 조건에 대해 말씀을 먼저 드렸으니 조금 황당하셨을 분도 계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버려야 하는 패는 오히려 종료 조건으로 인해서 더 명확해지게 됩니다. 가져온 패와 짝을 맞춰 본 뒤, 그것으로 몸통을 만들 수 있을 지 조합해보고, 패에서 제일 쓸모없는 것을 버리면 됩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패산을 쌓는 것처럼 그림을 이용해서 설명해 드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무엇을 버려야 하는 지에 대한 지식은 나중에 배워야 할 것들과 직결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니 다음 기회가 될 때까지 말을 아껴 두도록 하겠습니다.
"어라 잠깐, 끝났다면서요? 이사람들 왜 패산을 다시 쌓아요?"
네. 마작은 한 국을 쳤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야구로 치면 겨우 1이닝 쳤을 뿐입니다. 그러니 다음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요. 다음 시간에는 한 국의 진행뿐만이 아니라, 한 "게임" 전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